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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악동 유령도 앙증맞게…김준수의 첫 코믹 ‘비틀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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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수, 능청 연기에 객석 환호

    한국식 유머 강화…거침없는 욕설도

    거대 왕뱀 등장에 시선집중

    내년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뮤지컬 ‘비틀쥬스’가 열리는 이곳에서는 공연 시작에 앞서 로비에서 관객들과 사진을 촬영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쪽에서는 ‘굿즈 뽑기’ 이벤트를 기다리는 줄도 길게 늘어섰다. CJ ENM(035760)이 공연의 친밀함을 높이기 위해 기획한 ‘비틀보이즈 이벤트’의 일환이다.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김지은(가명·40) 씨는 “공연 전에 배우와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너무 좋은 추억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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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비틀보이즈 이벤트’에 참여하는 관객들로 가득찬 LG아트센터 서울 로비(사진=이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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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비틀쥬스’가 4년 만에 돌아왔다. 2021년 초연 당시에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개막이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번 시즌에는 한국식 유머를 강화하는 한편, 관람 연령을 기존 8세에서 중학생 이상으로 조정해 표현 수위를 높였다.

    ‘비틀쥬스’는 팀 버튼의 동명 영화(1988)가 원작인 작품이다. 갓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집에 이사 온 낯선 가족을 내쫓기 위해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 있는 ‘비틀쥬스’와 손을 잡고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다룬다.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뒤 토니어워즈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맷 디카를로 연출은 “팀 버튼 영화의 미학과 이미지는 살리면서 새로운 관점과 유머 감각을 무대에 올리는 게 가장 중요했다”며 “유령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독창적인 스타일의 무대를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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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준수(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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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으로 무대 장악한 김준수

    “누가 시작부터 발라드를 부르냐고! 이 분위기 나보고 띄우라고?” 줄무늬 양복에 초록색 머리, 100억 년 묵은 악동 유령 비틀쥬스 역의 김준수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선 함성이 쏟아졌다. 이날 김준수는 데뷔 이래 첫 코믹 연기라는 수식이 무색할 만큼, 망가짐을 불사한 춤과 과장된 제스처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는 “죄송, 우리 공연에 욕이 조금 나와요”라고 미리 운을 뗀 뒤, 거침없는 욕설을 능청스럽게 내뱉으며 객석의 웃음을 터뜨렸다. 또 “난 네 통장의 잔고처럼 사라져”라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함께 손끝에서 불 마술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비틀쥬스 분장을 한 8명의 클론(분장 배우)과는 흥겨운 탭댄스를 펼쳤다. 김준수가 그려낸 ‘비틀쥬스’는 위협적인 악동 유령이라기보다 앙증맞은 유령에 가까웠다. 양팔을 흔들며 “언제나 난 네 편이야”라고 애교를 부린 뒤,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라는 밈 대사를 흉내내며 퇴장하는 순간에는 이날 가장 큰 웃음이 쏟아졌다.

    거대한 퍼펫 눈길…울림 남기는 대사

    무대 곳곳에선 거대한 퍼펫(인형)들이 쉴 새 없이 모습을 드러내며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든다. 얼굴 모양 퍼펫이 아래에서 솟아오르는가 하면, 왼편에서는 거대한 왕뱀이 혀를 날름거리며 나타나기도 한다.

    작품은 코믹한 장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죽은 엄마를 찾아 저승으로 뛰어든 리디아 앞에서 유령들은 “다시 산다면 더 많이 울고 웃으며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고 고백한다. 또 “삶은 예측불허의 파도타기”, “사는 건 번거롭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번거로움” 등의 대사는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웃음으로 가득 찬 무대 끝에서, 공연은 살아 있는 지금의 시간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공연은 내년 3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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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비틀쥬스’의 한 장면(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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