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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사설]집값·전셋값에 월세까지 급등, 공급 말고는 묘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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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월세가 연율 3%대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3.29% 상승했다. 이런 속도라면 연말까지 연간 상승률이 2015년 해당 통계 작성 개시 이후 처음으로 3%를 넘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집값과 전셋값 급등세가 월세로 불똥이 튄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값은 1~11월에 8.25%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해인 2018년(8.03%)보다 더 많이 올랐다. 아파트 전셋값은 10·15 대책에 따라 규제지역에 추가된 곳들에서 한 달만에 2% 이상 급등했다.

    주택시장 가격 불안정은 서울에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과천·분당 등 경기도 일대와 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재명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6·27 대출 규제, 9·7 공급 대책, 10·15 규제 대책 등 세 차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대책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하는 양상마저 관찰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거래 규제 강화가 현금 부자들의 서울 강남지역 고가 아파트 집중 매수를 낳아 집값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매매 가격 억제를 위한 대책이 임대차 시장의 수요·공급을 교란해 전셋값과 월세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시장과의 싸움은 언제나 두더지 잡기 게임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주택시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면 신용대출 등 고비용·고위험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갭투자를 억제하면 전세 매물이 줄어들어 전셋값이 오른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간 무려 28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주택시장 안정화에 실패한 것도 그래서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주택 수요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 외에는 묘책이 없다고 말한다. 정부도 그런 방향의 주택공급 확대 대책을 마련해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실패의 반복은 시장의 내성만 키운다는 것을 우리는 문재인 정부 때 뼈저리게 경험했다. 이번 대책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심리를 확실히 변화시킬 정도의 획기적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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