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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美친환경 정책 축소에···韓 배터리 3사 위기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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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전기차 공장서 1200명 해고

    닛산도 전기차 생산 개시 연기해

    포드, 9.6조 공급계약 철회하고

    SK온 합작공장도 분할 소유 결정

    韓 배터리 3사, ESS로 활로 마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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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축소로 인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포드를 포함한 완성차 기업의 전동화 계획에 제동이 걸리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배터리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22일 완성차·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폐지 이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사실상 구매 보조금으로 작용했던 약 1100만 원 상당의 전기차 세액공제가 올해 9월부터 사라졌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동화 전환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배터리 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사라지게 되면 완성차 기업들은 미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데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 미국 완성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디트로이트 전기차 공장에서 1200여명을 무기한 해고하기로 했다. 일본 완성차 회사인 닛산자동차도 미국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에서 예정한 신형 전기차 생산 개시를 연기했으며, 포드는 내년에 200만대로 잡은 전기차 생산 목표를 철회했다.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전기차 생산 목표를 포기하거나 전기차 전환 계획을 변경하고 있다.

    완성차의 잇따른 전기차 계획 수정으로 배터리 업계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이달 포드는 9조 6000억 원 규모로 LG에너지솔루션에게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한 계약을 철회했다. 2023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매출의 28.5% 달하는 규모로, 직접적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드는 SK온과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에 대해서도 소유·운영을 분할하기로 했다. 켄터키 공장은 포드가,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가져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최근 포드가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중단한 것은 물론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T3)과 전기 상용 밴 개발 계획을 취소하며 전동화 계획을 전면 철회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셀 생산 라인을 일부 ESS용 전환하는 등 사업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폴란드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했으며, 삼성SDI도 올해 미국 인디애나 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변경했다. SK온 역시 미국 조지아 공장 라인 일부를 전환한 상태다.

    특히 미국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기업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기회 요인이다. 현재 미국 내에 ESS용 LFP 배터리를 대규모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기업은 사실상 한국계 기업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친환경 정책 기조가 흔들리면서 단기적으로는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ESS 시장은 전력망 안정과 재생에너지 확대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 정책 기조가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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