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내외 LG구성원에 영상 '신년사'
"새 미래 변곡점에 서있어" 진단
기존 방식 뛰어넘는 혁신 주문
"고객 핵심가치에 집중" 강조도
'中과 경쟁' 전자·화학·배터리 등
전사적 고강도 경영쇄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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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우리는 지금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변곡점에 서 있으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자 기회”라며 강한 혁신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LG그룹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육성하고 있는 ‘ABC(AI·Bio·Clean tech) 사업’에 대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22일 국내외 LG 임직원들에게 ‘안녕하세요, 구광모입니다’로 시작하는 2026년 신년사를 담은 영상을 e메일로 전했다. 구 회장은 “올해도 고객을 향한 마음으로 도전과 변화를 위해 노력한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는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꿈꾸고, 이를 현실로 만들며,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우리의 노력 못지않게 세상의 변화도 더 빨라지고 있다”며 위기감을 전했다. 이 같은 발언 후 신년사 영상은 △기술 패러다임 △조직 △경쟁 △고객 관점의 변화 등을 담은 전문가 인터뷰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영상을 통해 인공지능(AI)의 등장과 빠르게 바뀌는 기술과 고객 가치의 변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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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조지 웨스터만 매사추세츠공대(MIT) 수석 과학자는 “생성형 AI와 같은 기술로 기술 패러다임의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며 AI가 과거 전기나 인터넷이 보급될 당시처럼 큰 사회경제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AI가 주도하는 급진적인 변화의 시대에는 경쟁사들 또한 훨씬 더 민첩하게 움직이고, 고객의 기대와 투자자들의 요구 또한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수닐 굽타 교수도 영상에서 “스타트업은 물론, 글로벌 테크 기업과 오랜 역사를 지닌 대기업들까지 비즈니스 전략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의 틀을 깨고 새로운 사고와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서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전문가 인터뷰를 소개하며 “이렇듯 기술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도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이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고 언급했다. LG는 미래 성장 동력인 △AI △바이오 △클린테크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비핵심자산은 매각을 추진하며 그룹 전반의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한 혁신을 주문하면서 LG그룹은 새해에 강도 높은 경영 쇄신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은 ‘기술 굴기’로 추격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장벽에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LG화학(051910)은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공급 확대로 구조조정에 직면했고 LG전자(066570) 역시 TV와 가전 사업에서 중국 기업들과 중저가형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전기차 축소 정책으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경영 환경도 악화되는 형국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011070)도 매출 다각화와 신사업 육성이 시급하다.
구 회장은 “선택한 그곳에,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들어야 한다”면서 “그 치열한 집중이 고객이 ‘정말 다르다’고 느끼는 경험을 만들고, 세상의 눈높이를 바꾸는 탁월한 가치를 완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자 기회”라고 덧붙였다.
한편 구 회장은 올 들어 강도 높은 쇄신 메시지를 이어왔다. 3월 사장단 회의에서 그는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또 9월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중국은 이제 폄하할 대상이 아니고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며 ”기존 개선 수준으로는 안 된다. 더 높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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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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