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없는 소녀상 앞, 트럼프 반대 ‘침묵의 행진’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자리한 ‘겁 없는 소녀’ 동상 근처를 ‘핸드메이드 군대’ 회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 단체는 스스로를 “비폭력적이고 비당파적인 활동가·자원봉사자들의 익명 네트워크로, 우리 시대의 전례 없는 파시스트적 위협에 맞서 단결했다”고 소개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침묵의 행진을 이날 진행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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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과 달리 지웠다가 재게시
문건 은폐…‘정치적 의도’ 의혹도
‘30일 이내’ 공개 기한도 못 지켜
지지층 마가 분열도 장기화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해 문건을 공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관련 파일을 삭제했다가 재게시하는 등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법무부가 문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지지층이 분열하면서 이를 둘러싼 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엡스타인 파일 공개 목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한 것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해당 사진에 엡스타인 피해자가 등장한다는 증거가 없음이 확인돼 수정이나 편집 없이 재게시했다”고 말했다. 블랜치 부장관은 “피해자 권리 단체에서 사진에 관한 제보를 받으면 해당 사진을 삭제하고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가 진행된 후 사진을 다시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19일부터 엡스타인의 수사·재판 관련 문건을 공개했으나 일부 자료가 검은 칠이 된 채 올라오거나 일부만 공개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된 사진은 잠시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반면 민주당 출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여성들이 함께 찍힌 사진들은 그대로 공개되면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법무부가 공개한 파일 중 20개 이상이 법무부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고 전했다.
법무부가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이 정한 공개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법 발효 후 30일 이내인 19일까지 모든 문건이 공개됐어야 한다. 하지만 법무부는 나머지 문건을 수정하고 공개하는 것에 수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주도했던 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로 칸나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CBS에 출연해 “생존자들에 관한 모욕”이라며 “중요한 것은 선택적으로 정보를 은폐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켄터키)은 “피해자들의 정의를 실현하는 신속한 방안은 팸 본디 법무장관에게 법정모독죄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칸나 하원의원과) 방안을 논의하고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덧붙였다.
엡스타인 파일 관련 논란이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분열도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조지아) 등 핵심 인사들이 이를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배신자” 소리를 들은 그린 의원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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