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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트럼프 행정부, 해상풍력 단지 가동 중단 명령…주 정부, 강력 대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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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해상 풍력 발전 단지인 버지니아주 연안의 CVOW를 비롯해 동부 연안 5개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당장 멈출 것을 명령했다. 사진은 2023년 12월 7일 로드아일랜드주 불록아일랜드 연안의 블록아일랜드 해상풍력 발전 단지.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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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규모인 ‘버지니아 연안 풍력발전(CVOW) 프로젝트를 포함해 동부 연안 5개 해상 풍력 프로젝트 임대를 전격 중단하고, 건설도 중지시켰다.

    국방부가 제기한 ‘국가 안보 위험’이 배경이다.

    국방부는 해상 풍력 발전소의 거대한 터빈 날개와 반사율이 높은 타워가 군용 레이더에 간섭을 일으켜 표적 탐지를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주지사와 곧 취임할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 당선인 모두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지지하고 있어 연방정부와 주정부간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대규모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상 풍력 발전 멈춰라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CVOW를 비롯해 5개 동부 연안 해상 풍력 발전 가동 중단을 명령해 풍력발전 업계를 고사 위기로 내몰았다.

    이날 조처로 매사추세츠주 연안의 ‘빈야드 윈드 1’, 로드아일랜드주 연안의 ‘레볼루션 윈드’, 롱아일랜드와 뉴잉글랜드주 연안의 ‘선라이즈 윈드’, 롱아일랜드 남부 연안의 ‘엠파이어 윈드 1’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 임대가 중단되면서 가동이 멈췄다.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그 여파로 CVOW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미 도미니언 에너지는 주가가 5% 넘게 급락했고, 레볼루션과 선라이즈 프로젝트 개발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는 11% 폭락했다.

    CVOW는 176개 터빈으로 구성된 미 최대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로 완공되면 66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을 충당할 전망이었다. 내년 완공되면 연간 2.6기가와트(GW)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경제적, 정치적 파장 불가피

    이는 경제적, 정치적인 파장을 초래할 전망이다.

    버지니아는 세계 최대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허브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던 터라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를 금지한 연방정부와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는 주정부 간 충돌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연방법원이 불과 2주 전 트럼프 대통령의 풍력 발전 중단 행정명령을 ‘불법’이라고 판결한 터라 앞으로 치열한 법정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1월 17일 취임할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 당선인은 ‘전기료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터라 쉽게 물러나기 어렵게 됐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중단 조처에 대해 “버지니아 경제에 가하는 망치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도 대대적인 법적 공방을 초래할 배경 가운데 하나다.

    CVOW 프로젝트는 이미 60% 이상 완공된 상태로 지금 중단하면 수조원 투자가 회수 불가능해진다. 도미니언은 이 손실을 버지니아 주민들의 전기료 인상으로 보전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전세계 AI 데이터센터 심장으로 부상하며 침체된 석탄 산업을 이을 새 성장 동력을 찾은 버지니아가 전력 부족 속에 AI 산업 경쟁력을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로 인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연방 해역 임대를 중단했지만 주 정부는 이를 ‘에너지 주권 침해’로 간주하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버지니아는 도미니언과 함께 즉각 가처분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로드아일랜드 등 다른 주에서 트럼프의 중단 명령이 법원에서 기각된 터라 소송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천연가스 써라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해상 풍력 발전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해 발전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 설치를 허용하고, 여기서 나오는 전기로 AI 에너지를 공급하라는 것이다.

    해상 풍력 발전 허용을 대가로 각 주정부가 가스 파이프라인 설치를 허용하는 타협안이 도출될 수도 있다.

    버검 내무장관은 “가스관 한 개가 이들 5개 프로젝트를 합친 것만큼의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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