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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내란전담재판부설치 관련 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도중 일어나 몸을 풀고 있다. 2025.12.23.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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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 부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사회를 맡아 달라고 요청하며 거부할 경우 정회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피로'를 핑계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협박하느냐"고 비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우 의장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이어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갑작스레 국회법 해설집을 거론하며 회의 중 정전이나 질서 유지가 어려운 경우 정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원내수석대변인은 "우 의장은 본회의장에서 직접 주호영 부의장을 언급하며 '금일 오후 11시부터 내일 오전 6시까지 무제한 토론 사회를 맡으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이는 요청도, 조율도 아닌 사실상의 지시였고, 그 불응을 전제로 '정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함께 던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스스로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하면서, 특정 시간대를 찍어 떠넘기고, 이를 거부하면 회의를 멈추겠다는 태도는 의사진행이 아니라 협박에 가까운 권한 행사"라며 "필리버스터를 제도적으로는 허용하되, 실제로는 의장의 권한에 종속시키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 원내수석대변인은 "그러나 쟁점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주체가 바로 우 의장 본인"이라며 "우 의장은 상정된 법안들이 위헌 우려와 국민적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당에 협의나 숙의를 제안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일정과 속도에 맞춰 법안을 연속 상정해 놓고, 필리버스터가 이어지자, '피로도'를 운운하며 정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라며 중립적 의회 운영의 실패를 넘어, 국회의장 본인의 편의를 위해 절차를 흔드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곽 원내수석대변인은 "우 의장은 지금이라도 오늘의 부적절한 의사진행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회의장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라"며 "그 책임을 외면한 채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킨다면, 그 모든 행위는 우 의장이 강조하는 의회 민주주의를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통과된 직후 "주 부의장의 사회거부로 인해 무제한 토론권의 보장이 침해받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부의장에게 "사회를 맡아줄 것을 공식 요청한다"며 "현재 사회를 보는 의장단은 건강상 불가피하게 무제한토론 을 정상적 실시할 수 없단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주 부의장의 사회 거부가 계속될 경우 정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주 부의장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본회의 사회를 거부하고 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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