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처럼 공격과 수비가 모두 강한 선수는 도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골치가 아프다.” (세계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
안세영(23·삼성생명)은 세계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선수가 됐다.
포효하는 안세영.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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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엔 보물 같은 존재이자 코트 위 적수로 만나는 선수들에게는 마치 괴물 같은 상대다. 진을 빠지게 하는 지독한 수비와 지칠 줄 모르는 체력, 영리하게 빈틈을 파고드는 공격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내로라하는 상위 랭커들이 총출동한 ‘왕중왕전’인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도 안세영의 기량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안세영이라는 ‘거대한 벽’을 체감한 이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끝난 월드투어 파이널스 결승전에서 안세영과 맞붙어 패한 왕즈이(중국)는 속상함을 참지 못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눈물을 쏟았다.
믹스트존을 관리하는 BWF 관계자가 “왕즈이를 오래 봐왔지만, 이렇게 속상해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며 당황해할 정도였다.
안세영과 왕즈이의 경기 장면.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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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즈이는 결승전에서 무려 1시간 36분간의 혈투 끝 안세영에게 1-2(13-21 21-18 10-21)로 패했다.
절치부심한 듯 어느 때보다도 더 치열하게 대적한 왕즈이였지만, 결국 승부처인 3세트에서 주도권을 내주고 안방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왕즈이는 올해에만 안세영에게 8전 8패를 당해 끝내 ‘공안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공안증’은 중국 언론과 팬들이 안세영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는 중국 배드민턴계의 상황을 풍자할 때 쓰는 신조어다.
왕즈이는 경기를 마친 뒤 한국 취재진에 “세계랭킹 1위를 오랜 기간 지키고 있는 안세영은 전 세계 여러 선수에게 분석 당하고 연구되고 있지만, 그는 코트에 설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안정감과 꾸준함, 스피드,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 면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한 수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안세영과 결승전 치르는 왕즈이. 사진=AFP=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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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유독 약했던 일본의 야마구치도 최근 안세영을 상대하는 게 더 까다로워졌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야마구치와 네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한 시간을 훌쩍 넘겼던 안세영은 올해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추구하기 시작한 이후로 경기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올해 치른 여섯 번의 경기 대부분을 40분대에 끝냈고, 60분을 넘긴 경기는 없었다.
이번 준결승에서도 단 38분 만에 안세영에게 0-2로 완패한 야마구치는 경기를 마친 뒤 안세영의 매서운 성장세에 주목했다.
야마구치는 “예전에 안세영은 수비가 더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공격에도 힘이 많이 붙었다. 랠리를 하거나 수비하는 게 더 힘들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만날 때마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것도 많다”며 “그는 언제나 저를 도전하게 만들어 주는 훌륭한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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