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에 내년부터 가격 인상
세븐일레븐 40여종 최대 25%↑
GS25도 "최소범위내 추가조정"
편의점업계가 새해를 앞두고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의 상징인 PB(자체상표)상품 가격마저 인상에 나섰다. 원가·물류비·인건비 부담이 누적된 탓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내년 1월1일부터 과자·음료·디저트 등 PB상품 40여종의 가격을 최대 25%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가맹점주들에게 공지했다. 연초부터 광범위한 품목을 대상으로 가격조정이 이뤄지는 셈이다.
편의점 자체상표(PB) 상품 가격 인상/그래픽=김다나 |
주요 인상품목을 보면 스낵류의 인상폭이 두드러진다. '세븐셀렉트 누네띠네'는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300원 오르며 인상률이 25%에 달한다. '착한콘칩'은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껑충 뛰고 '고메버터팝콘'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 인상된다. 음료류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제주천혜향에이드'와 '명인딸기에이드'는 각각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약 8% 오른다. 구매빈도가 높은 품목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체감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PB상품 가격을 인상한다. 내년 초부터 PB제품인 '위대한소시지' 2종 가격을 2600원에서 2700원으로 100원(3.8%) 올린다. '영화관팝콘'과 '버터갈릭팝콘'도 1700원에서 1800원으로 약 5.8%(100원씩) 인상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원가인상 요인이 발생한 상품을 중심으로 소매가를 최소한의 범위에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재료 가격상승과 인건비 인상, 물류비 부담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편의점 본사의 수익구조가 압박받는 상황이다. 특히 냉장·냉동 물류비중이 높은 PB 간편식의 경우 원가 상승폭이 크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반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일단 PB상품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PB상품은 마진을 일부 줄이더라도 가능한 가격을 올리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현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PB 가격인상이 일부 업체에 그치지 않고 확산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편의점 PB상품은 브랜드 상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핵심 전략이었다"면서 "PB상품까지 잇따라 가격이 오르면서 편의점이 '가까운 저가 대안'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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