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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5 (목)

    [체험기] “주변 소음 완벽 차단” 수면용 이어폰 ‘앤커 A30′… 20만원대 가격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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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조 배터리, 초고속 충전기 등으로 알려진 글로벌 전자제품 브랜드 앤커가 수면용 이어폰 ‘A30’을 올해 10월 출시했다. 전작인 A20에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애플 에어팟 프로 3처럼 실시간 번역 기능이 들어간 점도 눈에 띈다. 다만 30만원에 가까운 가격대는 아쉽다는 평가다.

    수면용 이어폰이란, 수면과 휴식에 특화된 이어폰을 말한다. 일반 이어폰과 같은 음악 청취 기능에 더해 외부 소음 차단 기능을 강화했고, 제품에 따라 수면 유도용 음악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ANC 기능 탑재돼 전자제품 소음 차단

    앤커에 따르면 A30은 세계 최초로 ANC 기능이 탑재된 수면용 이어폰이다. ANC란, 마이크가 주변 소음을 감지해 그 소음과 반대 위상의 소리를 생성해 상쇄간섭으로 소음을 줄이는 기술이다. 단순히 소음을 물리적으로 막는 것이 아닌 이어폰 내부에서 소리를 생성하는 것이다.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제품이나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제품에도 탑재돼 있다.

    지금까지 백색 소음이나 뇌파 오디오 등이 나오는 수면용 이어폰은 많이 출시됐지만, ANC 기능이 탑재된 제품은 처음이라는 것이 앤커의 설명이다. 색상은 화이트, 그린으로 출시됐으며 가격은 국내 출시가 기준 27만9900원이다. 블루투스와 ANC 기능을 모두 활성화했을 때 배터리 지속 시간은 6시간 30분 정도다.

    제품의 첫인상은 ‘깔끔하다’였다. 원형 케이스의 뚜껑은 위로 밀어 올리도록 설계됐으며, 하단에는 배터리 잔량이 소형 조명으로 표시된다. 제품을 꺼내 착용해 보니 가볍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었다. 귀 안에 들어가는 팁(Tip)은 폼(foam) 소재로, 귀 외부에 닿는 부분은 실리콘 타입으로 제작됐다. 실제로 수면 시 착용하니 밤새 뒤척여도 귀에서 빠지지 않고 옆으로 누워도 배기지 않아 편안했다. 무게는 3g으로, 5.5g인 에어팟 프로 3보다 2.5g 가볍다. 에어팟 프로 3은 애플에서 지난 9월 출시한 차세대 무선 이어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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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커 A30이 제공하는 수면 리포트./앤커 앱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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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 점수 측정하고 번역 기능도 탑재

    앤커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본격적으로 수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ANC 기능을 활성화하고 자리에 누우니 기능을 사용하기 전과 후 차이가 느껴졌다. 얇은 막이 귀에 씌워져 소음을 막아주는 느낌이었다. ANC 기능에 앤커 앱에서 제공하는 수면 유도용 음악인 ‘뇌파 오디오’나 빗소리, 모닥불 소리 같은 ‘백색 소음’ 기능을 켜면 소음 차단 효과가 극대화된다. 수면이 감지되면 오디오는 자동으로 꺼진다.

    제품은 가습기나 냉장고에서 흘러나오는 소음을 완벽히 막아줬다. 다만 옆 사람의 코골이 소리나 반려동물의 울음소리는 제품을 뚫고 들어왔다. 체감상 제품 착용 전 들리던 소음의 60% 정도까지 막아줬다.

    제품과 앱을 연결하면 매일 수면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수면 단계, 수면 자세와 코골이 습관까지 모니터링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처럼 수면 점수도 받아볼 수 있다. 일례로 수면 점수는 84점을 받았다. 6시간 16분을 침대에서 보냈으며, 그 중 총 수면 시간은 5시간 27분으로 측정됐다. 얕은 수면은 3시간 36분, 깊은 수면은 1시간 50분을 취했다는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었다. 시간당 2.7회, 총 17번 뒤척였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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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커 A30의 대면 번역 기능을 사용한 모습./앤커 애플리케이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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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로 눈에 띈 기능은 실시간 및 대면 번역 기능이다. 실시간 번역을 켜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를 들려줬다. 시간차가 10~20초 정도 났지만, 귀에서는 실시간으로 한국어 번역이 재생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전문가 수준의 매끄러운 번역보다는 직역에 가까워 강연이나 비즈니스 업무보다는 일상에서 쓰기에 적합해 보였다. 대면 번역 기능의 경우 해외에서 길 안내나 맛집 추천 등에 사용하기에는 무리 없는 수준의 번역과 속도를 제공했다.

    다만 비싼 가격은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A30의 가격은 27만9900원으로, 30만원에 가까운 고가 이어폰에 속한다. 애플과 갤럭시의 중간 가격으로, 애플의 에어팟 프로(36만9000원)보다 11만원 싸고, 갤럭시 버즈 프로 3(22만9000원)보다는 5만원 비싸다. 블루투스 이어폰과 통화 기능도 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수면’에 특화된 제품에 약 30만원을 투자하기에는 다소 가격대가 높았다.

    앤커는 2011년 중국에서 설립된 전자제품 제조 기업으로, 국내에는 생소한 브랜드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동안 총판 형태로 국내에서 판매하다가 지난해 앤커이노베이션코리아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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