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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馬)은 속도와 힘의 상징이다. 아울러 제가 싣고 다니는 주인에게 충성하는 동물이다. 또한 전쟁터에서 신속하게 거두는 승리를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말은 길상(吉祥)의 동물 가운데 중요하게 꼽히는 대상이다. 내년이 말의 해다.
칼과 창으로 싸우는 옛 전쟁에서 말은 ‘전략적인 무기’에 해당했다. 좋은 말을 얼마나 길러 전쟁에 투입하느냐가 싸움의 승패를 종종 갈랐다. 속도와 힘이 넘쳐 지나친 분방(奔放)함이 때로는 지적을 받지만 전체 의미는 좋다.
말은 음양오행으로 볼 때 불의 기운인 화기(火氣)를 가리킨다. 십이지(十二支)의 한 축이다. 내년이 병오(丙午)인데, 앞의 천간(天干)인 ‘병’ 또한 화기에 속한다. 불이 둘 겹치는 형국이라 이 해의 말은 ‘붉은 말’, 즉 적마(赤馬)다.
털빛이 붉은 말은 전쟁터의 전마(戰馬)라는 인상이다. 중국 사서(史書)에서 유명한 장면 때문에 얻었다. 아울러 오행으로 따질 때 불이 겹치는 해는 평온보다는 변동을 예고한다. 따라서 전쟁 또는 심각한 가뭄도 뜻한다.
게다가 2027년 정미(丁未) 또한 불의 기운이 겹치는 양의 해다. 병오와 정미가 병렬해 평소보다 더 심각한 변화를 예고한다. 중국에서는 둘을 이어 ‘붉은 말과 빨간 양’, 곧 적마홍양(赤馬紅羊)으로 적어 심각한 변동을 우려했다.
실제 중국인들이 가장 치욕적인 역사의 순간으로 기록하는 정강지변(靖康之變)이 병오와 정미년에 발생하고 벌어졌다. 북송(北宋)이 여진(女眞)의 금(金)나라에 처참하게 짓밟힌 사건이다. 1966년 또한 병오년이었다.
숱한 지식인이 숨진 문화대혁명이 이때 시작해 이듬해까지 광기로 얼룩졌다.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집권 공산당의 붉은 이념은 어떤 효과를 보탤까. “재앙과 행복은 정해진 길이 없다(禍福無門)”고 했으니, 새해 길흉화복(吉凶禍福) 또한 다 사람 하기 나름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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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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