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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불닭 소스만 잘나가나"..K소스 수출, 성장세 둔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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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1월 수출액 3억7100만 달러 기록...4년 연속 역대 최고치 경신
    식물성 향료 교체 등 현지화 주효...성분 규제·할랄 인증 등 장벽 여전


    파이낸셜뉴스

    지난 10월 전북 순창에서 열린 '제20회 순창 장류축제'에서 외국인 방문객들이 전통고추장을 만들고 있다. 순창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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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K푸드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요 수출 품목인 라면, 스낵 등과 함께 한국식 소스(K소스)가 글로벌 영토확장을 이어가며 올해 4억 달러 수출 벽을 처음 넘어선다. 매운맛과 김치에 대한 수요가 늘며 한식풍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K푸드 조리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다만, 가공식품과 달리 소스류는 국가별 통관이나 성분 규제가 까다로워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건 풀어야할 숙제다.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한국 소스 수출액은 3억7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6600만 달러) 대비 500만 달러(1.4%)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소스 수출액이 3억9976만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4억 달러 돌파가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연간 소스 수출액은 1~11월 기준 2021년 3억3100만 달러에서 2022년 3억3300만 달러, 2023년 3억52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K소스의 인기를 견인한 주역은 현지화한 매운맛이다. 불닭볶음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은 불닭소스 라인업을 강화하며 소스, 조미소재사업부의 올해 3·4분기 누적 매출액 54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75.1% 급증한 수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소스가 해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으며, 패키지 디자인 리뉴얼과 신규 유통 채널 입점을 통해 시장 저변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소스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품 형태를 다양화하고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한 것도 주효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고추장을 서구권 소비자에게 익숙한 튜브 형태로 출시하고, 드리즐처럼 묽게 만들어 간편하게 짜 먹을 수 있게 했다. 샘표는 스페인 요리과학연구소와 함께 장류 활용법을 연구하며 국가별로 맞춤형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문정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해외에서는 한식보다는 한식풍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K소스 수요가 늘고 있다"며 "병이나 튜브 형태로 개발하면서 국내와는 다른 용도와 방식으로 소스가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인기에 비해 소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건 우려스러운 점이다. 소스류는 가공식품에 비해 수입 규제가 까다로워 수출 진입 장벽이 높은 게 큰 원인이다. 미국은 해외 육류 가공품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이슬람권 수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받으려면 육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해야 하는 등 각국마다 수입 조건이 제각각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불닭소스 오리지널 레시피는 치킨 추출물을 사용하지만, 수출용 제품은 대체 향료로 교체하는 식이다.

    첨가물 규제도 걸림돌이다. 한국에서 허용하는 착색료인 이산화티타늄은 유럽연합(EU)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고추장 등 장류는 발효 과정에서 미량의 알코올이 생성되는데, 이슬람권에서는 이를 엄격히 금지한다. 따라서 국내와 수출용 생산 라인을 분리 운영해야 하는 중소 식품 기업에는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소스류는 수입 시 수입 요건이 까다롭고 식품 위험도에 따라 검사 및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어 수출 장벽이 높다"며 "국가별로 규제에 맞춰 일일이 품목 준비를 해야 해 중소 식품 기업에겐 상당한 부담"이라고 전했다.

    security@fnnews.com 박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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