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분리매각 추진]
익스프레스 전국 297개 점포 보유
매각가격 8000억~1조원대 예상
GS 등 기존 SSM은 관심 안보여
회생안 성패 메리츠 판단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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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의 핵심 카드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추진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채널 진입을 모색해온 일부 유통업체들이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 거론된 GS, 이마트, 롯데 등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분위기다.
26일 유통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9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할 회생계획안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함께 현실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핵심 내용으로 담을 예정이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사업을 함께 묶은 통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사업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익스프레스 부문을 중심으로 자산 정리와 비용 절감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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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해 9월 기준 전국 297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한 기업형 슈퍼마켓(SSM) 업계 3위 사업자다. 이 가운데 약 4분의 3에 해당하는 222개 점포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대형마트에 비해 초기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단기간에 점포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새로 구축하려는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된다. 매각가는 8000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이 예상된다.
GS더프레시와 롯데슈퍼,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이미 기업형 슈퍼마켓을 대규모로 운영 중인 유통업체들의 관심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GS더프레시는 전국 581개 점포를 보유한 업계 1위 사업자이며 롯데슈퍼와 이마트에브리데이도 각각 342개, 24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이미 충분한 오프라인 슈퍼마켓 점포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추가적인 외형 확장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자체보다 이를 포함한 회생계획안이 실제로 인가를 받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어 인가될 경우 홈플러스는 향후 약 3년간 기업회생 절차 아래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지만, 인가에 실패하면 보유 자산을 매각해 채무를 갚는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현재 회생계획안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주체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다. 메리츠가 서울회생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 규모는 미상환 대출금과 미지급 이자를 포함해 총 1조 3028억 원으로, 전체 회생채권의 약 47%를 차지한다. 메리츠는 채권자 집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를 사실상 결정할 수 있다. 다만 메리츠는 이미 홈플러스 점포 62개를 담보로 확보한 상태여서, 법원의 회생 인가 여부와 무관하게 원금 회수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회생계획안이 부결돼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로 전환될 경우, 대규모 고용 문제를 둘러싼 부담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홈플러스에 직접 고용된 인원과 협력업체 종사자를 포함한 대규모 일자리 문제가 현실화되면 채권단을 향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직원 급여가 일부 밀리는 상황까지 치닫자 홈플러스 노조도 점포폐점 등 구조조정에 대한 수용 의사를 나타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매각이 사실상 좌초된 상황에서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방안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라며 “최근 노조까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회생계획안에 대해 메리츠가 끝까지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은 기자 good4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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