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1 (목)

    이슈 연금과 보험

    "그건 돈 안 돼요" 보험설계사 '퉁명'...'실손 전환' 상담 소극적인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세대별 실손의료보험 보유계약 현황/그래픽=윤선정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0대 후반의 A씨는 최근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부담이 커지자 가입돼 있던 대형보험사 콜센터에 실손보험 전환을 문의했다. A씨는 2세대 실손 가입자로,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낮은 상품으로의 전환을 희망했다. 콜센터는 전속 보험설계사와의 상담을 연결했다.

    상담 끝에 A씨는 4세대 실손으로 전환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A씨는 상담 내내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설계사는 "실손 전환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다른 건강보험 가입을 반복적으로 권유했고 비용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자 대응이 점차 퉁명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실손보험 전환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과 달리, 설계사 유인이 없는 영업 현장에서는 전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장치와 보상 기준을 포함한 실손의료보험 계약 재매입 시행 방안을 마련해 신규 실손보험 상품 출시 이후 시행할 계획이다. 약관 변경(재가입) 조항이 없는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 약 1600만명도 본인이 원할 경우 계약 재매입을 통해 보상을 받고 기존 계약을 해지한 뒤 신규 실손보험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머니투데이

    실손의료보험 세대별 보험료 인상률/그래픽=이지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 설계와 달리 현장의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A씨는 불어나는 보험료 부담 때문에 별도의 인센티브가 없어도 전환을 선택했지만, 전속 설계사뿐 아니라 다른 설계사에게 문의했을 때도 전환 상담에는 소극적인 반응만 돌아왔다고 했다. 보험료 부담은 즉각적인데 이를 도와줄 상담 창구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실손보험 자체가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상품이라는 점과 맞물려 있다.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신규 판매든 세대 전환이든 다른 건강보험이나 보장성 상품에 비해 설계사 수익이 크지 않다. 실손보험만으로는 수수료가 거의 발생하지 않거나 매우 낮은 수준에 그치다 보니, 상담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돈이 되는 상품'이 우선적으로 설명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실손보험은 장기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보험손익은 마이너스 1조6226억원으로 여전히 1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실손보험 경과손해율은 99.3%로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보험료 인상 효과가 반영된 측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손보험 보험료 평균 인상률은 2022년 14.2%, 2023년 8.9%에 달했고, 2025년에도 7.5% 인상이 이뤄졌다.

    보험료 인상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2026년도 실손의료보험 전체 평균 인상률은 약 7.8%로 산출됐다. 세대별로는 1세대 3%대, 2세대 5%대이지만 3세대는 16%대, 4세대는 20%대 인상이 예상된다.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보험료 인상이 다시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전환 필요성을 높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유인 구조가 부족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해율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제도 개편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설계사 유인이 부족하다는 점이 전환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실손보험은 손해율이 높은 상품 특성상 수수료 재원이 많지 않고 회사 차원의 별도 KPI(핵심성과지표)나 전환 장려 정책도 마련돼 있지 않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 전환 활성화를 위해선 제도 설계뿐 아니라 설계사 보상 구조나 전환 전담 상담 체계 등 실질적인 유인책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