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유통기업 본사가 자리해 농축산과 물류 산업이 발달한 지역입니다.
아칸소주에선 연말이면 한인사회와 지역사회를 잇는 특별한 행사가 열립니다.
바로 '장학금의 밤'입니다.
[클로이 오닐 / 장학금 수혜자 : 이번 장학금은 제가 꿈꾸던 학교에 진학해서 학업을 이어가는 데 꼭 필요한 지원입니다.]
저마다 반가운 인사가 오가는 행사장에서 그 누구보다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
장학 행사를 이끄는 비영리 단체의 회장이자 한인 사업가, 이창헌 씨입니다.
[이창헌 / 비영리 장학재단 회장·동포 사업가 : 한국 사람들이 돈을 벌고 열심히 하지만 그게 그 사회에 환원하는 거에 그런 것도 못하고, 그리고 이제 이런 것들을 조금 함으로써 '아 우리 부모님이랑 할아버지들이 이런 일을 해서 우리한테 이런 도움이 됐다'는 그런 좀 인식을 심어주고 싶어서 하게 됐어요.]
8년 넘게 이어온 장학 사업을 통해 180여 명이 총 18만 달러, 우리 돈 약 2억7천만 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지원 대상도 폭넓습니다.
학생은 물론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 지역 경찰과 소방관, 그리고 한인 입양동포까지.
이 행사는 단순한 장학 지원을 넘어서 현지에서 한인사회가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됐습니다.
특히 '한인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아칸소 공동체에 대한 환원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팀 그리핀 / 아칸소주 법무장관 : 이 장학사업은 단지 한인사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칸소주 전체 공동체를 진정으로 아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아칸소주 전체가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 번영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수지 먼슨 / 후원사 관계자 : 이 장학금 프로그램이 지역사회 전체로 확대돼 많은 젊은이가 교육의 기회를 얻도록 돕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습니다. 또한,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방식도 항상 감동적인데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창헌 씨는 지난 1990년대 후반,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낯선 땅에서의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그럴 때마다 정착을 돕기 위한 선배 이민자들의 작은 손길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이창헌 / 비영리 장학재단 회장·동포 사업가 : 그때 당시에는 한인 유학생도 여기 있는 그 학교 다니는 친구들 포함해서 한 5명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유학생 친구나 여기 살던 친구들이 많이 도와줘서 적응하는 게 되게 편했고 그래서 이제 그 이후로 누구든 한국 학생이나 한국 사람들이 오면 여기는 내가 아칸소에서 좀 더 오래 살았기 때문에 도와주려고 되게 많이 노력하고…]
이민 초창기의 경험은 창헌 씨를 자연스럽게 한인사회를 위한 봉사로 이끌었습니다.
아칸소주의 한인 인구는 5천여 명으로 작은 규모지만, 견고한 한인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습니다.
특히 이 씨가 가장 관심을 두는 대상은 차세대 한인들입니다.
한인회장을 맡으며 세대 간 연결고리를 자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창헌 / 비영리 장학재단 회장·동포 사업가 : (차세대 한인)그 친구들이 가진 무궁무진한 힘 그것들을 잘 활용하면 우리 한인 사회가 굉장히 커질 수 있고 좀 더 효과적으로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약간 1세대와 2세대가 물과 기름처럼 어울리지를 못해요. 내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해서 그런 부분들을 좀 활성화하고 싶어서 차세대 쪽을 좀 도우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학금 사업과 나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하나씩 넓히고, 그 연결고리는 이제 한인사회를 넘어 주류 사회로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아칸소주 정부 관료들과도 깊은 유대관계를 쌓으며 이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한국 기업 유치에도 힘을 보태는 등 신뢰를 얻었습니다.
[휴 맥도널드 / 아칸소주 상무장관 : 한국과 아칸소주를 서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류를 넘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관계를 강화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씨는 의심할 여지 없이 양측 간의 차이를 좁히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씨는 한미 양쪽 문화를 모두 잘 이해해서 연결고리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정누리 / 애틀랜타 뇌과학 박사 : 아칸소라는 작은 지역에서 한인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렇게 굉장한 커뮤니티, 네트워크를 가지고 시작하신 거잖아요. 성공적으로 이벤트를 끌 수 있다는 게 너무 대단한 것 같고.]
또 다른 상징적인 변화도 있었습니다.
이 씨의 노력으로 흑인 인권운동으로 잘 알려진 한 고등학교 입구에 여러 나라 국기와 함께 태극기가 걸리게 된 겁니다.
작은 변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남겨진 상징성만큼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우리도 이 지역 사회의 일원이다'란 의미가 현지 교육 환경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죠.
[이창헌 / 비영리 장학재단 회장·동포 사업가 : (미국에서) 한국인으로만 살 수 없고 우리가 주류 사회 사람들하고 움직여야지 좀 더 효과적으로 아이들한테 많은 기회를 주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이렇게 시작하게 됐죠. 내가 아니라 우리 애들을 위해서 해야 한다는, 그런 의무, 의무감도 아니고 그냥 자연스러워졌어요.]
이러한 창헌 씨의 바람과 노력은 다른 지역 한인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대룡 / 노스캐롤라이나 동포 사업가 : 이렇게도 미국 주류 사회와 우리가 연결될 수 있구나, 예전 같으면 큰 벽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큰 벽이라기보다도 우리 근처에 가까이 있었는데 우리가 모르고 지나갔던 부분들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이 지역에서만 한정된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할 수 있게끔 더 네트워크를 더 공고히 그다음에 더 발전시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될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보여주기식의 나눔과 기여가 아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초석을 다지는 일,
이창헌 씨는 오늘도 한국과 미국을 잇는 다리를 놓기 위해 돌 하나, 돌 하나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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