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정비소·손해사정사 협업 툴 개발 스타트업 '팀이지'
핀테크 위탁 테스트로 보험사 실증 추진…"핵심은 실무 최적화"
중고차 보증보험 손해사정 업무 보조 AI 협업 툴 '핀캣' 구조도 |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중고차를 구매한 뒤 성능점검기록부와 실제 상태가 다르다면, 소비자는 중고차 보증보험을 통해 수리비를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와 정비소, 손해사정사가 각각의 시스템에서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보험 처리에 필요한 서류와 사진이 있으면 메신저나 이메일로 주고받아야 하고, 누락이 생기면 그때그때 요청하고 기다려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돼 왔다.
울산지역 스타트업 팀이지(teamez)는 이런 불편을 줄이기 위해 중고차 손해사정 업무를 보조하는 인공지능(AI) 협업 시스템 '핀캣'(fincat)을 개발했다.
사고 접수부터 보상 지급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협업 구조로 연결하고, 실무 과정에서 생성되는 서류, 사진, 청구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류·표준화해 중복 업무를 줄이는 방식이다.
2022년 1월 설립된 팀이지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산학융합캠퍼스 입주기업으로, 울산에 본사를 두고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기업부설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주력 서비스인 핀캣은 중고차 보증보험 업무에 특화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협업 툴이다.
중고차 보증보험 실무 주체인 보험사, 정비소, 손해사정사가 주요 고객이다.
국성권 팀이지 대표는 "중고차 보증보험 시장은 생긴 지 6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시장으로 아직 표준화된 실무 프로세스가 자리 잡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분리된 업무를 실시간 의사결정 구조로 묶어 불필요한 대기와 반복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보증보험은 일반 자동차보험과 달리, 정비 전 '사전 손해사정'과 정비 후 '사후 손해사정'이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자료 누락이 발생하면 재요청과 대기가 반복되고, 업무 종료 후에는 결산과 자료화가 추가 부담으로 남는다는 설명이다.
'핀캣' 작동 화면 |
'핀캣'은 업무 주체별 화면을 분리하되, 협업에 필요한 정보는 보안 처리해 실시간으로 공유하도록 설계됐다.
표준화된 절차를 단계별로 보여주고, 서류 정리와 자료 생성 등 반복 업무는 자동화했다.
국 대표는 "기존에는 사진과 서류를 하나하나 대조하며 누락 여부를 확인해야 했지만, 핀캣에서는 어느 단계에서 자료가 빠졌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보험사와 정비소, 손해사정사가 자료 확인에 쓰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팀이지는 설립 초기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 시장을 겨냥한 진단보증 서비스를 출시했다가 1년여만에 종료했다.
국 대표는 "첫 시도에서는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다만 그 경험이 중고차 보증보험 분야의 실무를 깊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고, 이후 팀원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무 보조 시스템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후 전기차 데이터 기술 지원 사업, 진단보증 실무 데이터 표준화, 데이터바우처·연구개발(R&D) 과제 수행 등을 거치며 기술을 축적했고, 성능점검기록부 분석 알고리즘과 보증수리 견적 관련 기술 등 국내외에서 1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올해는 국제표준화기구(ISO) 9001(품질), 14001(환경), 27001(정보보호) 경영시스템 인증도 취득했다.
팀이지 국성권 대표 |
최근에는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의 일종인 '위탁테스트'에 선정돼, 실제 실무환경에서 핀캣의 안정성과 효용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국 대표는 "보험사는 망 분리와 내부 보안 정책 등 제약이 많아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 쉽지 않다"며 "위탁 테스트는 실무 검증과 규제 검토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통로로, 현재 여러 보험사와 협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5명 규모의 팀으로 운영 중인 팀이지는 내년엔 개발자와 디자이너 추가 채용도 검토하고 있다.
국 대표는 "실무를 더 편하게 만들어 결국 소비자에게까지 편리함이 가닿게 하는 것이 우리 팀의 목표"라며 "현장에서 검증받으며 서비스를 차근차근 확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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