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이동이 본격화된 겨울철을 맞아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농가들의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이번 겨울 들어 충청권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는 모두 8건에 이른다.
확진 농가가 발생하면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는 전량 살처분된다. 또 인체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발생 농가 반경 3㎞ 이내에 있는 가금 농가에 대해서도 '예방적 살처분'이 시행된다.
여기에 반경 10㎞ 이내 농가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에는 이동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이 기간에 가금류와 사료, 차량 등의 이동이 엄격히 통제되며, 농장 출입 역시 제한된다.
살처분된 가금류는 관련 기준에 따라 처리된다. 고온 멸균 등 위생 처리 과정을 거친 뒤 재활용되거나, 잔존물은 퇴비나 사료 원료 등으로 활용된다.
농장주는 처리 과정 이전까지 방역 인력과 직접 개체 수를 확인하고 살처분 작업에 참여해야 해 농가의 심리적 부담은 상당하다.
한 지역 농장주는 "과거 우리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닭 약 6만 마리를 살처분한 적이 있다"며 "출하하지 못해 발생하는 금전적 손실도 크지만, 정성껏 키운 닭들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로 한동안 꿈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며 "지금도 소독과 출입 통제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언제 확진 판정을 받을지 몰라 늘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주요 전파 경로는 철새 등 야생조류로 알려져 있다. 방역을 강화하더라도 감염된 철새의 배설물이 농장 인근에 떨어질 때 전염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철새 도래지를 다녀온 탐방객이나 차량이 배설물을 묻힌 채 농장을 방문하면서 바이러스가 옮겨지는 사례도 우려된다.
또 다른 가금농장 관계자는 "인근 지역에서 AI 확진 소식이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아무리 방역을 강화해도 감염되는 경우가 반복돼,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과 지자체는 고병원성 AI 확산을 막기 위해 확진 농가 반경 3㎞ 이내 가금류 살처분, 10㎞ 이내 이동 제한, 방역초소 운영, 소독 차량 투입 등 대응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농가들은 실질적인 예방 효과와 함께 정신적·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보다 촘촘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신우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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