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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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핵심 변수로 관세 정책,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 인공지능(AI)이 지목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선임 마켓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매킨토시는 이날 기명 칼럼에서 “올해 시장이 이 파괴적 동력에 고초를 겪으면서 투자자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잘했다는 평까지 나온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발동한 전방위 기본 관세가 시장에 예상보다 훨씬 큰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나 규제 완화보다 관세와 이민 문제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뒤늦게 인식했고, 이 과정에서 미국과 글로벌 경제 전반이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매킨토시는 당시 관세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을 때 적극적인 매수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제한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발 담그기(tiptoe)’ 전략에 머문 점을 실책이라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기조에 따라 관세 정책을 지연·완화하며 시장이 회복할 가능성도 충분히 읽어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와 동시에 미국을 벗어난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해졌다. 탈(脫)미국 투자 확산 속에 유럽과 일본, 신흥국 증시는 미국 증시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유럽 증시는 독일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배당을 포함한 달러 기준 수익률이 36%에 달하며, 약 19% 상승에 그친 S&P 500을 크게 앞질렀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AI 종목에 대해서는 한층 더 날선 평가를 내놨다. 매킨토시는 올해 AI 관련 종목 주가가 비싼 수준을 넘어 ‘어리석은 단계’에 이르렀다고 표현했다. 투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주요 AI 기업들이 당장의 수익 창출보다 인간 수준의 초고성능 AI 개발 경쟁에 몰두했고, 이 과정에서 과열 현상이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AI 거품이 부풀고 있다는 걱정을 계속 더 하게 됐고, 내 우려가 실제 정당했는지 이제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아울러 AI 붐이 부유층 자산만 빠르게 불리는 ‘K자형 증시’의 전형적인 사례라고도 평가했다. 빅테크 주가는 AI 열풍에 급등했지만, 그 외 업종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시장 내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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