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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이슈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경 신중론자 이혜훈... 이재명 정부 '확장 재정' 따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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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윤석열 정부 경제 정책에는
    "전 세계가 기적이라 해" 고평가
    재난기본소득 두고 "헛돈" 절하
    재정정책 혼선 우려 벌써 감지
    이 후보자 "추후 말하겠다"고만


    한국일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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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데 따른 후폭풍이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다. 평소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던 그가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걸맞은 인사인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 후보자가 예산을 둘러싸고 이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이 후보자는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향후 기획처 운영에 대해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내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는 또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전략적 선순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다.

    이 후보자는 대표적인 건전 재정론자다. 특히 나랏빚을 늘려서 예산을 확대하는 방식에는 줄곧 반대 입장을 표했다. 실제 이 후보자는 작년 9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어마어마하게 늘린 국가부채를 3년 만에 줄였다"며 "전 세계가 기적이라고 할 정도"라고 후한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확장 재정론을 주창하는 이 대통령과 대척점에서 맞선 일도 잦았다. 당장 작년에도 그는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부터 강조했던 소비쿠폰 승수효과에 대해 "반쪽짜리 얘기"라며 "승수효과만 알고 구축효과는 모르는 말"이라고 평가절하했을 정도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를 역임한 2020년에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과 관련해 "헛돈을 쓰는 것보다 적은 돈을 들여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면전에서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건전 재정론자' 엇박자 가능성 짙어… 일부 '견제' 역할 기대도


    이런 까닭에 벌써 재정정책 혼선 우려가 감지된다. 곳간지기 역할을 수행할 이 후보자가 예산안을 두고 이 대통령과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획처 장관은 대통령과의 관계가 중요한 자리인데, 거리가 먼 사람이 앉게 됐다"며 "관료 입장에선 정책 일관성에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도 "정치적 판단이 많이 개입된 인사로 보인다"며 "걱정이 좀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정의 견제와 균형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예산을 결정할 때 긴장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예산당국이 예산당국답게 깐깐해지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그리 나쁜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 "이 후보자가 과거 소신을 유지하려고만 했다면 그 자리를 수락했겠는가"라며 "고민 끝에 수락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이 후보자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정부의 확장재정 방침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꼭 그 얘기를 하고 싶은데 추후 따로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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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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