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제주대 “우수성 과학적 근거 확보”
제주는 2024년 기준 전국 메밀 재배면적의 87%(3236㏊), 생산량의 83%(2586t)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메밀 주산지다.
제주시 오라동 메밀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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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은 제주에서 오랫동안 재배돼 온 곡물로, 혈액순환 개선과 비만 예방 등 다양한 효능이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제주 메밀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구명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행됐다.
제주 메밀의 체중 증가 억제 및 항산화·항염 효능을 평가한 결과, 지방 축적 감소와 함께 체내 염증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효과가 확인됐다.
제주 메밀 추출물을 활용한 세포 실험에서 지방세포 내 지질 축적이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또한 고지방식이를 섭취한 실험쥐에 메밀 열수추출물을 12주간 투여한 결과, 투여하지 않은 실험쥐에 비해 체중 증가가 약 10~25%(품종별 차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단메밀 품종인 ‘양절’은 1995년 육성된 국내 대표 품종으로 면류, 부침 등에 쓰인다. 제주 향토음식인 빙떡의 경우 메밀전을 얇게 부쳐 무숙채를 말아 만든다. 쓴메밀 ‘황금미소’는 2020년 육성된 신품종으로, 단메밀 보다 폴리페놀이 함량이 약 4배 높아 기능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단메밀 품종 ‘양절’ 종자. 제주도농업기술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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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 효능 평가 결과, 제주 메밀은 체내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특히 ‘황금미소’ 품종이 ‘양절’ 품종에 비해 약 2.5배 높은 항산화 활성을 나타냈다.
항염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세포 실험에서는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물질인 TNF-α(종양괴사인자-알파), IL-1β(인터루킨-1 베타), MCP-1(단핵구 화학주성 단백질-1) 발현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적으로 감소한 반면, 염증 억제 물질인 IL-10(인터루킨-10)의 발현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제주 메밀이 체내 염증 반응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입증됐다.
농업기술원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주 메밀의 우수성 홍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제주대 최수연 교수(생물학과)는 “이번 연구는 지역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주 메밀을 활용한 바이오·헬스 소재 산업으로의 확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순영 농촌지도사는 “제주 메밀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라며 “간편식과 전통주 등 다양한 제품 개발로 연구 범위를 확대해 지역 농가 소득 증대와 메밀 산업 기반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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