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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한국말 모르는 사람 내세워 장난질"…말 돌리기로 청문회 무력화한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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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돌리기, 핵심 비켜간 답변 일관하며
    청문회 사실상 무력화한 쿠팡 임원들
    박홍배 "문제 원인은 김범석 한 사람"
    배경훈 "악의적 의도에 심각한 우려"


    한국일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 참석해 통역을 통해 의원들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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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00만 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을 대상으로 국회 연석 청문회가 열렸지만, 쿠팡은 달라진 게 없었다. 불출석한 실소유주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대신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와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등이 나왔으나, 말 돌리기와 핵심을 비켜간 답변으로 청문회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쿠팡은 비협조로 일관했다. 김 의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청문회에 불참하자 의원들은 김 의장에 대한 거센 질타를 이어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석을 회피하는 태도는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불손한 태도"라며 "김 의장이 출석할 때까지 추가 출석 요구는 물론이고 고발을 포함해 모든 법적 절차적 조치를 단호히 취해달라"고 말했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문제의 원인은 단 한 사람 김범석"이라고 직격했다.

    쿠팡 측은 '방탄'에 집중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이 김 의장의 책임이 있느냐는 질문에 로저스 대표는 "제가 한국 쿠팡의 대표"라고 말했다. 김 의장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쿠팡의 책임에 대해 묻자 로저스 대표는 "국회와 규제당국에 그 답을 맡기고 싶다"며 "우리는 규제당국의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만 답했다. 김 의원은 "하나 마나 한 답변"이라고 꼬집었다. '쿠폰을 통한 보상이 미국 집단소송 공정화법에 저촉된다'는 김우영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로저스 대표는 "(김 의원의 지적은) 집단소송에 대한 것이고, 저희는 자발적 보상안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다.

    '더 나은 보상안을 제시할 것이냐'는 김현정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보상안은 1조7,000억 원에 달한다"며 "전례가 없는 보상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쿠팡의 자체 조사'라고 하는데 정부 지시에 따라 한 달 이상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로저스 대표가 핵심을 비켜가는 답변으로 일관하자 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왜 한국말의 함의를 모르는 분을 내세워서 김범석씨는 장난질을 치고 있는 것이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일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쿠팡 연석 청문회에 쿠팡 측의 자체 조사 내용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이 모니터에 나타나고 있다.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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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문회에서 '쿠팡 사태 범정부 TF' 팀장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범위가 3,300만 건 이상이라고 밝혔다. 쿠팡은 정보 유출 용의자인 전 직원을 자체 조사한 결과 계정 3,000개만 확인했고 나머지는 삭제했다고 앞서 발표했으나, 배 부총리는 "동의할 수 없다"며 "3,300만 건 이상의 이름, 이메일이 유출됐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배송지 주소, 주문 내용도 유출한 것으로 본다"며 "쿠팡 측이 합의되지 않은 결과를 사전에 발표했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싶다. 지극히 악의적인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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