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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유출직원 하드웨어로만 한정…규모 축소해 美 증권위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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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기정통부 "3300만건 유출 확인"
    쿠팡, 한국 정부 반박 내용은 무시
    자체조사만 담아 발표 논란
    국내선 비판 목소리 더커져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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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70만건 vs 3000건.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태 규모에 대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사진)과 쿠팡이 1만배 넘는 이견을 보였다. 민관합동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쿠팡이 자체조사 결과 발표로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비판이 크다.

    쿠팡은 지난달말 3370만개 고객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발표를 뒤집고 지난 25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규모가 3000명 수준에 불과하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밝혔다. 29일(현지시간) 해당 결과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도 공시했다.

    이에 대해 배 부총리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국회 연석청문회'에서 확보한 개인정보를 이미 빼돌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확보한 것은 개인정보 유출자의 컴퓨터와 노트북,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2개에 불과하다"며 "클라우드 등에 유출 개인정보가 저장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양자가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쿠팡이 유출직원의 노트북 등 하드웨어에 저장된 개인정보로 유출규모를 한정해서다. 쿠팡은 지난 25일 개인정보를 유출한 직원을 특정하고 관련 장치 등 일체 자료를 확보해 포렌식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관련 장치 등에는 3000여개 계정의 고객정보만이 저장돼 있었고 언론보도 후 전체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쿠팡이 과기정통부 민관합동조사단 등 공식 수사처와 사전협의하지 않은 채 자체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이다. 수사과정 중에 불필요한 혼란이 초래됐다. 정부가 무리하게 수사한다는 여론을 조성해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배 부총리는 이날 쿠팡의 독자적 결과 발표가 수사과정의 엄밀성을 해치고 증거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공식조사단, 개인정보위(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검찰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합의되지 않은 결과를 사전발표한 것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모든 분석을 끝낸 후 조사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조사하고 있음에도 자체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쿠팡은 정부기관의 지시로 자체조사를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가정보원을 자체조사를 지시한 주체로 지목했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국정원이 자체조사를 지시했냐,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냐"는 황정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소통한 자의 이름을 제공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청문회에서 "쿠팡 측이 정부기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자체조사를 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데 범정부 TF(태스크포스)에 참가한 어떤 기관도 쿠팡에 자체조사를 지시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쿠팡의 '셀프 조사'에 전문가들은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쿠팡은 사기업인 만큼 자체조사 결과 발표가 일종의 방어권으로 쓰일 수 있다"며 "정부는 원칙대로 수사해 결과로 말하면 된다"고 말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도 "쿠팡이 주장한 3000건은 외부 유출로 2차피해와 관련된 것이고, 법적으로 3370만건이 유출됐다는 부총리의 말도 맞다"면서 "다만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 발표가 수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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