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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5 (월)

    [사설]수출 7000억달러 금자탑, 규제 풀어야 1조달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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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올해 한국 수출이 7000억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연간 상품 수출액이 7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미국-독일-중국-일본-네덜란드에 이어 한국이 여섯 번째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세밑에 이보다 반가운 소식이 없다. 수출은 기업이 한다. 내년에도 수출강국의 면모를 이어가려면 기업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수출 호조의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일등공신은 반도체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반도체는 1~11월 수출이 전년 동기비 20% 가까이 급증했다. 전통적인 D램·낸드에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정부도 대미 관세 협상을 잘 이끌었다. 그 덕에 수출이 하반기 뒷심을 발휘했다. 1~11월 자동차 수출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전년비 2% 늘어난 것은 특기할 만하다. 고환율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달러 대비 환율은 1400원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은 한국산 제품의 가격을 낮추고 일정 부분 관세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올해 수출이 대기록을 세웠지만 내년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먼저 반도체 착시다. 반도체를 빼면 올 1~11월 수출은 되레 1.5% 줄었다.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10개 품목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반도체 단일 품목이 전체 수출 실적을 좌우하는 ‘외끌이’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엔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미 금융 당국은 물가불안을 우려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했다. 기업들은 오로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건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잠재성장률(2%)을 밑도는 저성장 구조에서 하루속히 탈피하려면 수출을 늘리는 게 최상의 방책이다. 그러려면 수출의 주역인 기업들을 규제 그물에서 풀어주어야 한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은 주 52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네거티브 규제 전환을 약속했다. 네거티브는 일단 풀어주고 나중에 보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장차 수출이 1조달러 고지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려면 규제 걸림돌부터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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