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전 쏘카 대표이자 최대주주.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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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쏘카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29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조직 개편 및 리더십 재편’ 타운홀 미팅을 열고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의 이사회 의장 복귀 소식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쏘카의 혁신 DNA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이재웅 전 대표에게 이사회 의장 복귀를 요청했다”며 “저는 오늘부터 새 회사를 창업한다는 각오로 자율주행 카셰어링과 로보택시 등 미래 이동 부문을 책임지고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쏘카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복귀 이후 그의 업무는 쏘카의 본업이자 주요 매출원인 차량 공유(카셰어링)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조직 혁신이다. 박재욱 대표는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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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는 왜?
이재웅 대표의 복귀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법 개정안) 국회 통과 직후 쏘카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접었고, 이듬해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이를 매각했다. 202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지만, 타다만큼의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고, 주가는 줄곧 정체했다. 이에 쏘카 역사상 가장 유의미한 성장과 임팩트를 만들어냈던 2018~2020년 이재웅(당시 쏘카)·박재욱(당시 VCNC) 대표 리더십 조합을 재가동해 정체 상황에 대한 해법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의 발달이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 모빌리티 사업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중국이 치열하게 패권 경쟁 중인 상황에서 앞으로의 2~3년이 국내 모빌리티 생태계가 독자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쏘카 내부 관계자는 “박 대표가 ‘미래의 이동’이라는 크고 중요한 과제에 전념할 수 있게 이 전 대표가 경영 파트너로 돌아와 기존 사업의 무게를 나눠지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가 9일 서울 성동구 쏘카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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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은 누구?
1995년 포털 다음을 창업한 이재웅 전 대표는 2007년 다음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 10년 이상 공유경제·미디어 분야 스타트업들에 투자해왔다. 쏘카도 그 중 한 곳이었다. 2018년 쏘카 대표가 된 그는 당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집이나 차 같은 자산을 공유해서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공유경제 모델 등 사람들의 사회적·경제적 자유를 더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새로운 규칙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커플앱 ‘비트윈’ 개발사이자 뛰어난 빅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췄던 스타트업 VCNC를 인수해 새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를 출시했다. 타다의 운영은 VCNC 대표였던 박재욱 대표가 맡았다.
타다는 모회사 쏘카 소유의 승합차를 빌려 운영하는 ‘기사 포함 렌터카 서비스’였다. 기존 택시 서비스에 실망했던 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200만 명 가까이 회원을 모았다. 하지만 ‘불법 콜택시’라는 택시업계 극렬한 반발에 밀려 ‘타다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이 전 대표는 “어찌됐든 졌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쏘카 대표직은 박 대표가 이어받았다. 2019년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이 전 대표와 박 대표는 2023년 6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 사진 쏘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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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상황을 겪은 이 전 대표는 현재 박 대표 만큼이나 쏘카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쏘카 관계자는 “차기 의장의 가장 큰 임무는 현재 쏘카 매출의 90%인 카셰어링 수요를 증대시키는 것이고, 이 전 대표 본인도 이를 위해 고객 경험의 본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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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창업가들의 복귀
올해 초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필두로 이재웅 전 대표까지, IT 업계에는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양대 포털을 세운 1세대 창업가들의 경영 복귀가 이어지고 있다. 이해진 의장 복귀 후 두나무와의 합병 등 네이버가 과감한 체질개선을 이어간 것처럼 이재웅 전 대표도 정체된 쏘카의 혁신 ‘야성’을 살릴 수 있을지 업계에선 주목하고 있다. 모빌리티업계 한 관계자는 “그 정도 급의 리더가 돌아온다는 건 사업과 조직의 전면 개편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변화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기업의 각오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더중앙플러스 :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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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를 만들던 그때, 우린 미쳤다” 쏘카 박재욱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이후 쏘카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국내 차량 공유 시장을 만들다시피 한 ‘모빌리티 유니콘’ 쏘카의 다음 행보에 대해 박재욱 대표에게 직접 들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07252
“피 섞어도 보통 섞는 게 아냐” 네이버·두나무 빅딜 속사정
“피를 섞어도 보통 섞는 게 아니다. 굉장한 신뢰 관계가 있단 얘기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이사회 의장)와 송치형 두나무 창업자(회장)의 관계에 대해 네이버 C레벨급 핵심 임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네이버-두나무 ‘빅딜’(주식 교환으로 두나무가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로 편입) 추진 배경에 두 사람의 두터운 신뢰 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도대체 네이버는 왜, 두나무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IT업계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온 빅딜 추진 소식의 함의를 이 의장·송 회장의 조언자 그룹, 양측 C 레벨급 핵심 관계자들을 밀착 취재해 낱낱이 파헤쳤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5205
“배민은 식었고 쿠팡도 싫다” 손님 입맛 되돌릴 배달전쟁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배달의민족을 떠난 지 2년 반이 지났다. 지난해와 올해 배민 C레벨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나며 눈치보지 않고 자발적으로, 즐겁게 일하며 성과를 내는 ‘배민다움’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배민 안팎에서 나온다. 공교롭게 올해 배민은 서울에서 결제금액 등이 쿠팡이츠에 밀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추격자 쿠팡이츠도 마냥 웃을 순 없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추격에 제동이 걸리면서다. 시장 둔화,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압박이 커지는 배달 앱 전선에서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번 배달전쟁의 승자는 배민2.0을 선언하고 토스 출신 CPO를 영입한 배민일까, 퀵커머스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며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며 록인(lock-in)효과를 믿는 쿠팡일까. 배민과 쿠팡의 전·현직 임직원 인터뷰 등을 통해 배달전쟁의 관전 포인트와 전망을 담았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90742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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