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乙巳年)이 저물고, 2026년 ‘붉은 말’의 해,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왔다. 전북 진안의 대표 관광지인 마이산은 ‘말의 귀’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이곳은 태조 이성계가 건국의 꿈을 안고 기도했던 곳으로 곳곳에 태조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지난 12월18일 촬영한 마이산 일출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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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2026년 새해를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 2년차 최우선 과제로 민생경제 회복(4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파괴와 혼돈을 딛고 재건과 정상화를 다져왔지만 삶은 아직도 팍팍하다는 얘기다. 내란 극복(16.3%)과 통합·협치(14.3%)도 중요 과제로 꼽혔다. 국민들은 엄정한 내란 단죄와 통합의 정치를 동시에 갈구하고 있다. 올해는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도 오는 6월3일 예정돼 있어, 지난해에 이어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중요한 해다.
내란 사태로 지난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역성장을 할 만큼 큰 충격을 받았던 경제는 차차 안정세를 되찾아 연간 성장률이 1%까지 회복됐다. 코스피도 4천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8%다. 지난해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1%대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지난해보다 8.1% 증가한 728조원 규모로 편성했는데, 차질 없이 집행해 경기 진작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삶에 직결되는 집값 불안과 고환율에도 정부의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
아울러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해가 두번이나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내란범들을 단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나마 내란 우두머리 체포영장 집행저지 혐의에 대한 1심 선고(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가 계엄 관련 사건으로는 처음 오는 16일 나올 예정이어서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부터는 국회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따라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해 올해 안에 내란에 대한 사법적 청산을 매듭지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민생 회복’과 ‘내란 극복’을 제로섬 게임처럼 틀 지우려고 하나, 이는 부당한 덧씌우기다. 행여나 ‘민생 회복’을 ‘내란 극복’을 적당히 하자는 수단으로 악용하려 들지 말기 바란다. 내란 극복과 민생 회복은 단계적 개념도 아니며, 내란 극복을 제대로 하는 것이 민생을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이 두 사안은 이재명 정부의 출범 이유이자, 임기 내내 주력해야 할 과제일 수 있다.
올해는 외교안보에서도 중요한 해다. 지난해 ‘실용 외교’를 내세워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고 중국·일본과도 관계 복원의 밑돌을 깔았다면, 이제는 남북, 북-미 대화까지 염두에 두고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정부는 새해엔 북한과 대화 재개를 추진해 한반도 평화 공존 프로세스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오는 4~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남북 관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건설적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기회를 남북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가를 정상화하고 일상을 되찾느라 고단한 한해를 건너왔다. 노고만큼 희망과 자신감도 한층 커진 한해였다. 그 힘으로 국민 삶과 대한민국이 더 높이 뛰어오르는 새해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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