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보정세 복잡… 정부·軍 ‘열린 자세’ 가져야
전문적 관점의 목소리가 약해지는 현상은 우리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가와 사회를 건전하게 이끄는 전문성이 설 자리를 좁아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정부가 무너지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상이다.
박수찬 외교안보부 차장 |
이를 위해선 합리적인 목소리가 귀하게 대접받는 기조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는 안보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실과 논리에 기반하는 합리적 관점의 분석과 설명이 정부의 안보 관련 부서와 군에서 주류를 이뤄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와 군 수뇌부가 정치적 고려가 담긴 말을 줄이고 불완전한 인식을 언제든 보충하겠다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최근 국방과학기술과 안보 정세는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우리의 예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핵추진잠수함처럼 한국군이 과거에는 운용할 엄두도 내지 못했던 첨단무기를 미래에는 갖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해외 파병 등 한국군의 역할과 활동범위는 더욱 확대될 모양새다. 가치에 기반한 전통적 의미의 한·미동맹은 드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거래적 성격이 두드러지고 있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고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중국·러시아에 밀착하는 국면이 강화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 한국 정치환경 변화에 따른 남북관계와 한·미동맹의 역학관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안보 관련 요소들이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전개되는 국면에서 ‘나때는 말이야’식의 언행이나 정치적 수사, 불완전한 의사결정은 안보 정책 안정성을 해친다. 정부와 군 수뇌부는 대중에게 말을 하거나 정책을 확정·집행하기 전에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 설령 자신의 생각과 다르거나 예전에 들어봤던 내용이더라도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 그런 다음 합리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린 뒤 발언을 하고 정책을 집행해야 한다. 전문가의 합리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위기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박수찬 외교안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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