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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토)

    [신년특별기고]불혹 앞둔 국민연금, 다섯 가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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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병오년 새해 국민연금의 다짐

    ①모수개혁 넘어 구조개혁, 지속가능성 확보

    ②국민 모두 위한 연금, 사각지대 해소 전력

    ③세계 곳곳 투자 다변화, 기금 수익률 제고

    ④발달장애인 돌봄, 치매머니 보호 본격화

    ⑤지역사회와 상생, AI시대 금융 역할 선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6년 만에 다시 국민연금공단으로 돌아왔다. 2017년 11월 국정농단의 상처를 안고 있던 공단에 취임하며 ‘국민이 주인인 연금’을 선언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국민연금의 주인은 대통령이나 재벌 회장이 아닌 국민임을 분명히 했고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막아내겠다고 했다. 이제 국민연금은 2025년 9월 기준 가입자 2160만 명, 수급자 769만 명으로 성장했으며 기금 규모는 1361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규모다. 국민연금기금의 높은 수익률 역시 우리의 자부심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갈 길은 멀다. 국민연금의 평균 수령액은 68만원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많게는 1000만 명에 달한다. 부자나라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민 모두가 누리는 연금을 만들기 위해 다섯 가지 약속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국민연금이 선도하는 연금개혁으로 지속 가능한 제도를 만들겠다.

    이데일리

    2025년에 이룬 국민연금 개혁은 18년 만의 개혁이자 28년 만의 보험료 인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민연금은 10년 남짓 소중한 시간을 벌게 된 것이다. 노후보장강화와 연금제도지속을 위해서는 2단계 연금개혁을 해야 한다. 미래세대도 누리는 지속 가능한 연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추가 모수 개혁이 불가피하다. 정년연장과 연계한 의무가입연령 상한 논의와 노인연령 상향에 따른 수급연령 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한편 소득보장강화를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구조개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보장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내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아래로는 기초연금을, 위로는 퇴직연금을 올리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2025년 연금개혁이 주로 재정안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의 연금개혁은 노후소득보장 강화에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둘째, 사각지대를 해소해 모두가 누리는 연금을 만들겠다.

    현재 연금수급자 평균 수령액은 68만원 수준에 불과하며 가입조건이 안 되거나 가입했지만 연금액이 적은 경우 등 연금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적게는 약 300만 명, 많게는 약 1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을 방치하면 결국 노후빈곤에 빠지게 되고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기초연금의 도움을 받게 돼 국가는 막대한 재정부담을 안게 된다. 이들의 노후빈곤을 예방하려면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보험료 지원 등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일용근로자 사업장 적용기준을 완화하고 특수형태근로 종사자와 플랫폼 종사자 등을 가입자로 신속히 편입해 보험료 지원과 연계하는 등 사각지대를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출산·군 복무 크레딧 제도를 강화해 모두가 누리는 연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셋째, 기금 수익률 제고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기금 수익률 제고는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과제다. 국민연금은 한국이라는 좁은 연못에서 나와 오대양 육대주로 투자를 다변화해 갈 것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세계 곳곳에 ‘국민연금(NPS)의 깃발’을 세우고 최고의 전문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를 넘어 대한민국의 경제와 산업 그리고 기업을 떠받치는 지렛대이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유니버설 오너’(Universal Owner)다. 책임투자 원칙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원리를 강화하고 영국처럼 스튜어드십 코드 시즌2로 업그레이드해 기금 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야 한다. 특히 국민연금은 한국 사회의 심각한 주택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해외 부동산에는 투자하면서 한국의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할 때다. 적정 수익률을 보장받으면서도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합리적인 주택을 공급하는 재원 역할을 맡음으로써 결혼과 출산을 촉진하고 인구절벽을 극복해 연금가입자를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싱가포르 중앙연기금(CPF)과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연금자산운용(APG)의 사례에서 이미 입증된 모델이다. 공공투자나 채권투자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철저하게 투자와 수익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다. 아울러 투자 전 과정에 ESG 요소를 반영해 기업의 장기 가치를 제고하고 건전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도록 수탁자 책임활동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

    넷째, 국민의 삶을 돌보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에 기여하겠다.

    발달장애인이나 치매 어르신 가정을 위한 공공신탁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부모 사후 홀로 남겨질 발달장애 자녀에 대한 걱정으로 자녀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 소망’이라는 절절한 호소에 우리는 응답하지 못했다. 이제는 국민연금공단이 이들을 돌볼 것이다. 또한, 기억과의 싸움도 벅찬 분들이 일상과 미래를 지킬 재산을 잃지 않도록 보호할 것이다. 154조원에 달하는 ‘치매 머니’를 잘 관리해 치매 어르신들이 자산을 지키며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제대로 지켜온 국민연금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다섯째,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

    공단 본부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10년이 지났다. 그간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본부가 어디에 있느냐는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높은 기금 수익률로 입증했다. 국민연금은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생태계를 조성해 전북혁신도시를 금융도시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중심지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협력해 필요한 역할을 다할 것이다.

    더불어 AI를 잘 활용해 업무를 혁신하고 국민께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 최고의 AI 대표 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국민연금은 2027년이면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 국민연금은 더 단단해졌으며 이제 국민의 노후와 대한민국의 경제를 책임지는 핵심 기관으로 우뚝 섰다. 제도와 기금은 하나다. 추가 연금개혁과 기금운용의 대전환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다. 연금제도로 기금을 조성하고 기금을 운용해 제도를 뒷받침하는 두 날개가 균형을 이룰 때 국민연금은 더 높이, 더 멀리 비상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항상 국민과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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