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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AI”이라 치켜세웠지만… 애플, 시리 살리려 구글에 사실상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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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W] 애플식 표현으로 감춘 실패 인정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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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애플은 구글 제미나이를 AI 시장에서 '최고의 기술'이라 치켜세웠지만, 내부적으로 시리 경쟁력 부재를 인정하고 경쟁사에 의존한 사실상의 후퇴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12일(현지시간) 애플은 차세대 시리의 핵심 인공지능으로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했다. 애플과 구글은 다년 계약을 통해 구글의 인공지능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을 애플 인텔리전스 전반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애플은 “구글 인공지능이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의 가장 강력한 기반”이라며 이번 협력을 기술적 판단의 결과로 설명했다.

    다만, 현지IT매체들은 이번 결정을 두고 “애플식 표현으로 포장된 실패 인정”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2024년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개인화된 시리를 공개했지만, 이후 개발 지연을 인정하며 출시를 연기했다. 당시 애플은 “예상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외신들은 애플 내부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과 확장성이 경쟁사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이 구글에 연간 약 10억 달러를 지급하고 1조2000억 개 매개변수를 갖춘 대형 인공지능 모델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애플이 자체적으로 운용 중인 약 1천500억 개 매개변수 규모의 클라우드 인공지능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큰 차이다.

    특히 애플의 전통적인 전략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애플은 그동안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전반을 직접 통제하는 수직 통합 전략을 고수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사용자 경험인 시리를 경쟁사 기술에 의존하게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계약으로 애플과 구글 사이의 금전 흐름은 양방향이 됐다. 구글은 이미 아이폰 기본 검색 엔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애플에 연간 약 200억 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이제 애플 역시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를 살리기 위해 구글에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다만 애플이 중장기적으로 자체 인공지능 모델을 키우는 동안, 당장 경쟁에서 뒤처진 시리를 구글 기술로 보완해 시간을 벌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장기적으로는 조 단위 매개변수를 갖춘 자체 모델로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협력은 애플이 구글을 공개적으로 추켜세운 동시에, 시리 경쟁력 부족을 인정하며 무릎을 꿇은 상징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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