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필리버스터 이어 '강공 카드'로 내부결속·특검압박
"與 특검법 받을 때까지 단식"…與 입장변화 없을 땐 출구전략 난망
단식 돌입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조다운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무기한 단식'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표면적으로는 여당을 향해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헌금 의혹 등 이른바 '쌍특검법' 수용을 압박하는 목적이지만, 단식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든 데는 당 안팎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양수겸장의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3일 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의결하자 당의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에서 지도부를 향해 쏟아지는 비판을 잠재우고 반전을 꾀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3시50분께 국회 로텐더홀에 책상과 의자를 설치하고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 직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 본회의 상정을 규탄하는 대회를 열고 현 정부·여당을 '부패 정권'으로 규정하며 고강도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2차 종합특검법의 무도함과 통일교·공천헌금 특검법을 거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무도함이 제 단식을 통해 국민께 더 강력히 전달되길 바란다"고 여론전을 펼쳤다.
이날 장 대표의 단식은 예고 없이 깜짝 발표됐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달여 전부터 시기를 저울질하던 카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17일 국민의힘과 통일교 특검법 공동 발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SBS라디오에 출연해 "머리를 깎든지, 단식하든지 강력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충분히 검토할 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뜻을 전한 바 있다.
기자회견 마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
단식 카드가 나온 때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문제로 당내 세력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라는 점에서 장 대표가 때마침 내홍에 쏠린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당원게시판 여론 조작'을 이유로 윤리위원회에서 '제명' 결정을 받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확정을 일단 보류했지만, 곳곳에 뇌관이 도사리는 상황이다.
한 전 대표 측은 격한 반발과 함께 법적 대응을 시사하고 있으며,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조차 "제명 처분은 과하다"는 공개 의견을 냈다.
장 대표는 12·3 비상계엄 1주년이던 지난달 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저지를 위한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펼쳐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는 초·재선 의원들에 이어 당 중진들까지 자신의 우클릭 강성 행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던 시점이었다.
제1야당 대표로는 헌정사상 처음 필리버스터에 나서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하며 '잘 싸우는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을 보여줬다는 당내 평가가 있었다. 당내 여론의 혼란상을 전례 없는 필리버스터 한 번으로 상당 부분 극복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 장 대표의 이번 단식 결정은 일종의 혼란 수습 사례였던 필리버스터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을 낳는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 경신 |
다만 장 대표의 단식농성이 마땅한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단식을 시간을 정해두고 하겠느냐"며 "민주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받을 때까지 말 그대로 무기한 단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장 대표의 단식에 대해 "(수사대상에 신천지를 포함한) 통일교 특검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비판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정치적인 쇼"라고 혹평하며 국민의힘의 쌍특검 요구를 일축했다.
애초 장 대표에게 공동 단식을 제안했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교대하는 형식도 단식을 매듭짓는 방법으로 거론되지만, 이 대표는 출장 일정이 잡혀 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수행해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와 과테말라로 출장을 가 8일 후인 오는 23일 귀국하는 일정이다.
정치인의 단식 투쟁은 1983년 신민당 대표였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정권의 독재에 항거해 23일간 단행한 농성이 첫 사례로 꼽힌다.
근래에는 2023년 6월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 고문이던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염수 방류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했고, 2023년 8월 민주당 대표이던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를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건 작년 5월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가 김문수 당 대선 후보를 향해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의 조속한 단일화를 촉구하며 곡기를 끊은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규탄대회서 발언하는 장동혁 대표 |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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