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3일 만 시신으로 귀환...2014년 이후 첫 '가자 인질 제로'
옐로라인 묘지 수색·포렌식 작전으로 신원 확인
평화 구상 2단계 '청신호'… 라파 검문소 '제한적 재개방' 등 후속 조치 주목
이스라엘 여성들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인질 사진 현수막 앞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현수막에는 이스라엘 경찰관을 비롯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공격 당시 납치된 마지막 인질 란 그빌리(Ran Gvili)의 사진도 포함돼 있다./로이터·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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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이스라엘이 휴전 발효 3개월 만인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남아 있던 마지막 자국민 인질 란 그빌리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스라엘이 그빌리의 시신 송환을 가자지구 평화 구상 2단계의 핵심 선결 조건으로 제시해 왔던 만큼, 향후 가자 재건과 평화위원회 설립을 포함한 후속 절차 이행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 이스라엘 마지막 인질, 843일 만의 귀환… "2014년 이후 첫 가자지구 '인질 제로'"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찾은 시신이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방어 전투에 참여했다가 숨진 이스라엘 경찰 대테러 조직 야삼(Yasam) 부대 소속 그빌리 경사로 최종 확인돼 이스라엘로 운구했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당시 이스라엘에서 생포하거나 사망한 인질 251명을 가자지구로 납치한 지 843일 만이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스라엘 국민이 오랫동안 갈망했지만 실제로 올 것이라 감히 믿지 못했던 순간에 가자지구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인질의 시신이 확인돼 이스라엘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스라엘 전 국민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고 있다"며 "힘들었던 수년이 지나고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시민이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2023년 10월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방어 전투에 참여했다가 숨진 이스라엘 경찰 대테러 조직 야삼(Yasam) 부대 소속 란 그빌리 경사 사진./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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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경찰 대테러 조직 야삼(Yasam) 부대 소속 란 그빌리 경사의 시신이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포렌식 기관으로 운구되고 있다./신화·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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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북부 셰자이야와 다라즈투파 일대의 한 묘지에 시신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에 따라 공병대와 포렌식 요원을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는 한달 전 가자지구에서 체포된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 대원의 진술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고 TOI는 전했다.
수색은 휴전 합의에 따른 이스라엘군 주둔 지역인 '옐로라인(Yellow Line)' 내에서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 구의 시신이 발굴됐고, 치과의사들이 동원돼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이날 저녁 가자지구 접경지인 이스라엘 남부 나할오즈에서 경찰이 그빌리 경사의 시신을 놓고 추모식을 가졌다고 TOI는 보도했다. 현장 영상에는 군인들이 유대교 신앙 고백인 '아니 마민(나의 믿음)'을 부르는 모습과 함께, 이스라엘 국기로 덮인 관이 포착됐다. 장례식은 28일 예정돼 있다.
그빌리 경사의 어머니 탈릭 그빌리는 아들에 대해 "가장 먼저 나가서, 가장 늦게 돌아왔다. 우리의 영웅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하마스의 침공 당시 어깨 수술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오토바이를 타고 키부츠 알루밈으로 달려가 전사하기 전까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과 수시간 동안 전투를 벌였다고 TOI는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네번째)가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제2회 '반유대주의 퇴치를 위한 국제회의 - 진실의 세대'에 참석하고 이ㅏㅆ다./EPA·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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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 구상 2단계 '청신호' 현실화되나… 라파 검문소, 제한적 재개방
이스라엘은 통상 인질 시신 1구당 팔레스타인 시신 15구를 인도해 왔으나, 이번이 마지막 인질인 만큼 그 이상을 인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TOI는 전망했다.
당시 가자지구에는 20명의 생존 인질과 그빌리를 포함해 사망한 인질 28명의 시신이 남아 있었다. 이날 시신 송환으로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인 인질은 단 한명도 남아 있지 않게 됐다. 이는 2014년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우리는, 그리고 나는 모두를 다시 데려오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마지막 인질까지 모두 돌려받았다"며 "이는 이스라엘군에, 이스라엘 국가에,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굉장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하마스 측은 자신들이 시신 수습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이는 전쟁을 끝내려는 그들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젬 카셈 하마스 대변인은 "가자지구에 억류됐던 마지막 이스라엘인 인질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하마스가 휴전 협정의 모든 요구 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하마스 연계 무장조직 PIJ는 3주 전 자신들이 가자지구 묘지에서 그빌리의 시신을 찾았으며, 이 위치를 중재국들을 통해 이스라엘에 알려줬다며 "적군(이스라엘)이 고의로 수색 합동 작전을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생존 인질과 사망한 인질의 시신을 모두 돌려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 계획의 2단계 시행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 해결됐다. 미국 정부는 이미 가자 재건과 평화위원회 설립 등 2단계 추진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미국이 가자지구 통치를 위해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 위원회는 국경 검문소가 이번 주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그빌리의 시신을 되찾으면 미국과 합의에 따라 가자지구의 관문인 라파 검문소를 재개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그빌리 시신 반환 이후에도 검문소를 언제 개방할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검문소 개방이 제한적일 것이며, 이스라엘의 감독하에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국경 검문소 개방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출입할 때 보안 검색을 받는 등 이스라엘의 감독하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로이터도 이스라엘이 국경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팔레스타인인의 수를 떠나는 사람보다 적게 제한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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