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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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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톡톡] “바다를 보며 K리그?”… ‘울릉 오징어FC’ 창단은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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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가 국토 동쪽 끝 섬, 울릉도를 연고로 한 프로 축구단 창단 소식에 술렁거렸습니다. 팀명은 ‘울릉 오징어FC’. 오는 2027년 K리그2 진입을 추진한다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제시됐습니다. 특히 삼지창과 축구공을 들고 근엄한 표정을 지은 오징어 엠블럼 이미지까지 공개되면서,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진짜냐, 가짜냐”를 두고 뜨거운 설전까지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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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 오징어FC 로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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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지난 25~26일 이틀에 걸쳐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습니다. 누리꾼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그럴듯하다”는 반응과 함께 “너무 나간 설정 아니냐”는 의심도 동시에 나왔습니다. 게시글의 내용이 지나치게 구체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울릉 오징어FC는 군민구단으로 출범한다는 설정이 눈에 띄었습니다. 실제로 K리그에는 서울FC, 수원FC, 인천FC처럼 광역자치단체 명칭을 쓰는 구단뿐 아니라, 기초자치단체 이름을 내건 팀도 존재합니다. K리그4 소속 부산 기장군민축구단이 대표적입니다. 울릉도 역시 경북 울릉군에 속한 만큼, 형식상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홈구장은 울릉공설운동장을 활용한다는 설명도 덧붙여졌습니다. 천연잔디 교체, 관중석 증축, 조명탑 설치 등 대규모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며, 바다를 조망하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섬 특화형 경기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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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 오징어FC 창단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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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이라는 접근성 문제도 해결될 것처럼 서술됐습니다. 현재 울릉도까지는 뱃길로 반나절 이상이 소요되고, 기상 악화 시 운항이 중단됩니다. 하지만 2028년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이동 시간이 1시간 안팎으로 줄어들고, 관중 수송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는 논리였습니다.

    게시글은 울릉군이 프로축구단 창단에 나선 배경으로 인구 감소 해소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들었습니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펼쳐지는 프로 축구 경기라는 상상은, 적잖은 누리꾼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그러나 우려도 컸습니다. 누리꾼 다수는 “결국 세금 부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관중 동원이 쉽지 않은 2부리그 경기를 섬에서 치르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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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울릉군 공항 조감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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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말하면 이 게시글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뉴스’였습니다. 울릉군 관계자는 “프로 축구단 창단을 검토한 적도 없고, 관련 요건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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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 오징어FC 로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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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계 관계자도 “애초 K리그2 진입이라는 설정부터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국내 축구 리그 체계에서 K리그1·2는 프로 리그이며, K3·4는 세미프로, K5~7은 아마추어 리그입니다. 이 가운데 2부리그에 곧바로 진입하려면 인구 50만 명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창단 주체가 돼야 합니다.

    울릉군 인구는 1만 명에도 못 미칩니다. 여기에 U-18, U-15 등 유소년 팀 운영, 전용 경기장 확보, 프로 구단 법인 요건 충족 등 현실적으로 넘기 어려운 장벽도 적지 않습니다.

    섬에서 즐기는 프로 축구라는 상상은 매력적이지만, 이번 ‘울릉 오징어FC’는 치밀하게 꾸며진 가짜뉴스였습니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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