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7000달러 기록 후 9만대 이탈
트럼프發 리스크에 위험자산 회피
4년 주기론 따른 하방 사이클 우려
제도권 편입·ETF 변수, 전망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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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올해 들어 ‘9만달러’ 돌파 시험 구간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4년 주기론에 따른 하락을 경계하는 투자심리가 드리우면서 시장에서는 상승을 둘러싸고 전망이 엇갈린다.
2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8일 오전 9시 15분 기준 전일 대비 1.1% 오른 8만9112달러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8만7500달러대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9만7443달러까지 상승한 뒤 이내 9만달러대를 반납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석 달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소소밸류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로는 이달 총 1억1128만달러(약 1596억원) 빠져나갔다. 지난해 11월(-34억8000만달러), 12월(-10억9000만달러) 기록한 순유출 규모보다 줄었지만 기관 자금 이탈세는 이어지고 있다.
약세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추진, 유럽연합(EU) 관세 부과 발언 등에 따라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짙어진 영향이 꼽힌다. 유럽과 희토류·전략자원 공급망을 둘러싼 긴장까지 촉발되면서 투자심리도 흔들렸다. 그랜드 피나클 트리뷴은 “그린란드 대치 상황으로 인해 비트코인이 크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심사 지연 여파도 발목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수익지급 금지를 독소 조항으로 보고, 업계의 수익 창출 능력을 제한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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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디지털자산 시장을 견인했던 금리인하 기조가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도 부정적 요인이다. 한 디지털자산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가 시작되고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매크로 심리가 회복되면서 비트코인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클래리티법안처럼 제도권에 가속화하는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4년 주기론에 따라 하락을 예상하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신중론이 드리웠다. 4년 주기론은 약 4년마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겪으며 비트코인 가격이 사이클을 형성한다는 가설이다. 반감기 이후 1년~1년 6개월간 공급 부족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해 고점을 기록한 뒤 최대 80% 추락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반감기는 2024년이었던 만큼 올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4년 주기론을 두고 올해는 상반된 관점도 맞선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는 데다 금리환경 역시 앞선 반감기 구간과 다르기 때문이다. 앞선 세 차례의 반감기(2012·2016·2020년)가 모두 사실상 ‘제로 금리’였던 초저금리 시대였다.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탔지만, 현재는 미국 기준금리가 3.75%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규제 완화 정책을 마련,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과거 반감기 환경과 달라졌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4년 주기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2026년은 무조건 하락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면서도 “비트코인 4년 주기 이론의 근거가 되는 비트코인 반감기의 영향력은 감소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이미 95% 이상 채굴되며 채굴 속도 변화가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감기에 의한 공급 감소보다 ETF 등장, 미국 정부의 친비트코인 행보, 금융기관의 관심 제고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비트코인 가격에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스탠다드차타드(SC)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15만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기존 전망치인 30만달러에서 절반 하향된 수치다. 제프 켄드릭 SC 글로벌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는 “과거 비트코인 가격을 떠받쳤던 비트코인 디지털자산 재무(DAT) 기업들의 대규모 매수가 더 이상 시장을 지지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입이 올해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반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상품 전략가인 마이크 맥글론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트코인이 2026년에 5만달러 지지선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시장 벤치마크인 블룸버그 갤럭시 크립토 지수가 지난해 19% 하락하면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암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홍진현 연구원은 “거래대금 감소와 레버리지 축소로 시장 유동성도 빠르게 위축된 상태로, 단기 반등 모멘텀은 제한적일 가능성 높다”면서도 “옵션 시장 지표 안정과 기관의 안정적 수급으로 하방은 일정 부분 지지되고 있어,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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