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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부산지검, '가짜 양주' 먹여 만취한 손님 방치해 사망케한 업주들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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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면 유흥주점서 또 손님 사망

    검찰 보완수사 통해 추가 혐의 확인

    경찰 단계 영장 기각됐던 공범 신병 확보

    손님에게 가짜 양주를 먹인 뒤 만취한 손님을 주점 밖 흡연 소파에 방치해 사망하게 한 유흥주점 업주들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부산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배상윤)는 부산 서면에 위치한 유흥주점 업주 A씨(40)를 유기치사와 강요 및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소기소했다. A씨와 함께 주점을 운영한 공동업주 B씨(36)는 앞서 지난해 12월 유기치사 등 혐으로 먼저 구속기소됐는데, 검찰은 이날 B씨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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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A씨와 B씨가 운영하는 유흥주점에서 압수한 가짜 양주. 양주병 뚜껑을 덮고 있는 비닐 일부가 뜯어져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부산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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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와 B씨는 지난해 8월 16일 불과 1시간 30분 만에 양주 2병 반과 소주 1병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 C씨(35)를 주점 바깥에 있는 흡연 소파로 옮긴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를 받는다.

    또 두 사람은 2024년 9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식품 제조·가공업 등록 없이 손님이 먹고 남은 양주를 모아 가짜 양주를 만들어 판매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도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수사기관에서 C씨가 사망한 날에는 가짜 양주가 아니라 그냥 손님들이 먹다가 남긴 술을 제공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장부 기록 등을 토대로 사건 당일에도 가짜 양주를 C씨에게 먹인 것으로 보고 있다.

    C씨는 B씨와 같은 군부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친해져 사건 당일 이전에도 해당 주점을 자주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고인들은 C씨가 술을 급하게 마시고 금방 만취한다는 점을 이용해 상당한 기간 C씨에게 가짜 양주를 팔고, 술값을 바가지 씌워온 사실도 확인됐다.

    사건 당일 B씨는 C씨와 함께 술을 마셨고, 두 사람이 술을 마신 지 1시간 뒤에는 A씨도 합류해 함께 술을 마셨지만, A씨와 B씨는 실제로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은 광복절 휴일인 데다가 금요일이었던 만큼 주점의 룸이 만석이었는데, A씨의 단골손님이 방문했는데도 룸이 없자 두 사람은 C씨가 더 이상 술을 못 마시겠다고 하는 데도 양주 1병을 추가로 주문하게 한 후 억지로 양주 반병을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폭행을 사용한 B씨는 강요 혐의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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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방검찰청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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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씨가 만취해 의식을 잃자 두 사람은 C씨의 팔다리를 잡고 룸에서 들어낸 뒤 주점 바깥의 건물 계단 주변에 있던 흡연석 소파에 C씨를 눕혀놨다. C씨가 있던 룸에는 C씨를 들어낸 후 27초 만에 A씨의 단골손님이 입장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열대야가 심했던 시기에 에어컨도 없는 장소에 방치됐던 C씨는 결국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사망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B씨의 추가 혐의를 밝혀 신병 확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처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지난해 11월 두 사람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당시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발부된 반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지난해 11월 18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두 사람의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인지하고, 해당 업소와 함께 두 사람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B씨를 먼저 구속기소한 뒤 A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검찰은 해당 업소의 CCTV 영상을 분석하고, 두 사람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1000여개의 통화녹음을 확보해 분석했다. 또 해당 업소의 웨이터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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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와 B씨가 운영하는 유흥주점에서 웨이터가 양주 손잡이를 감싸쥐고 룸으로 들어가는 모습. 부산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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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 결과 두 사람이 이전부터 혼자 오거나, 만취하거나, 어수룩한 손님을 상대로 술값을 바가지 씌우는 속칭 '작업'을 해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은 손님들이 먹다 남긴 양주를 페트통 등 한곳에 모은 뒤,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양주병에 담고 포장비닐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병뚜껑을 결합시켜 새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가짜 양주를 정가를 받고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닐을 뜯은 자국을 들키지 않기 위해 웨이터들이 손으로 양주 뚜껑 부분을 감싸쥐고 룸으로 들고 가 손님 앞에서 뚜껑을 개봉하는 방법으로 손님들을 속였다.

    결국 지난 22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이날 검찰은 A씨를 구속기소할 수 있었다.

    부산 서면에서는 지난 2023년 12월에도 업주와 속칭 '삐끼' 등이 손님을 '작업'하고 방치하다 손님이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최석진 로앤비즈 스페셜리스트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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