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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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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M4 '절대 1위' 외친 SK하이닉스…"2월 양산·3배 성장" 맞불 놓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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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양사 이례적 동시 실적 발표…메모리 초호황 업고 날아오른 실적 [반도체레이다]

    "고객이 먼저 찾는 메모리 vs 원스톱 턴키"…AI HBM 주도권 샅바싸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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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를 앞두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구도가 더 선명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단기간 추월이 어렵다'며 '절대 우위' 리더십을 강조했고 삼성전자는 HBM4 양산·출하 시점을 못 박으며 추격 속도를 끌어올리는 그림이다. 양사 모두 캐파를 늘려도 수요를 다 못 받는 AI 특수를 등에 업고 누가 더 오래·안정적으로 고객을 잡느냐 싸움에 들어간 모양새다.

    ◆ "HBM4, 고객 최우선" 외치는 하이닉스…LTA도 '강한 커미트'로

    29일 양사는 일제히 2025년 실적과 컨퍼런스콜을 열고 HBM4 전략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질의응답에서 HBM4 준비 상황을 두고 "그동안 쌓아온 양산 경험과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는 단기간에 추월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못 박았다. HBM2e 시절부터 주요 고객·인프라 파트너와 '원팀'으로 시장을 개척해 왔고, 지금도 고객들이 하이닉스 제품을 최우선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HBM4 역시 압도적인 점유율을 목표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연간 실적은 숫자로 이를 받쳐줬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97조1467억원,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32조8267억원, 영업이익 19조1696억원으로 분기 영업이익률이 58%에 달했다. 회사는 "HBM과 서버용 D램이 실적을 이끌었다"며 AI 메모리 중심 체질을 분명히 했다.

    HBM4에 대해선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맞춰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1b 나노 공정 기반으로 고객 요구 성능을 구현했고 독자 패키징 기술(MR-MUF)을 활용해 12단 수요를 안정적으로 받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필요할 경우 16단 대응도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공급 측면에선 "생산을 극대화해도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 어렵다"며 시장 타이트함을 인정하면서도 "성능·양산성·품질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과 주도 공급사 지위는 유지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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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공급계약(LTA)은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과거 LTA는 물량 약속이 느슨했고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이 컸다"면서 "최근 논의되는 LTA는 단순 구매 의향이 아니라 고객과 공급업체가 서로 강하게 물량을 커미트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투자 규모가 커진 만큼 공급사도 수요에 대한 높은 가시성이 필요하고 고객은 '단연 계약'을 원하지만 캐파 제약 탓에 "요청을 모두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 삼성, "HBM4 이미 양산 투입…2월부터 출하·3배 성장" 턴키 승부

    삼성전자는 같은 날 잠정 실적과 컨퍼런스콜에서 다른 방식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00억원, 매출 333조6000억원으로 2022년 호황기 실적을 소폭 웃돌며 'V자 반등'을 공식화했다. 4분기에는 매출 93조8000억원, 영업이익 20조1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성적을 냈다. 이 가운데 반도체(DS) 부문이 매출 44조원, 영업이익 16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HBM4를 둘러싼 삼성의 메시지는 '성능 목표 상향'과 '조기 양산'이다. 컨퍼런스콜에서 "개발 착수 단계에서부터 표준을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잡았고 고객 요구 성능이 높아졌음에도 재설계 없이 작년에 샘플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객 평가는 완료 단계이며 HBM4는 이미 양산 투입해 생산 중이라는 점도 공개했다. 이어 "주요 고객사 요청에 따라 2월부터 최상위 17Gbps 제품을 포함한 HBM4 물량을 양산 출하할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차세대 접합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 기반 HBM4 샘플도 이미 고객사에 전달해 협의를 시작했다. HBM4 세대에서 일부 사업화를 추진하고 이후 HBM4E·커스텀 HBM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HBM4E의 경우 올해 중반 표준 제품을 먼저 샘플링하고 하반기에는 2다이 기반 커스텀 제품의 웨이퍼 투입을 고객 일정에 맞춰 진행한다는 로드맵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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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 전망은 공격적이다. 삼성은 "현재 기준 준비된 2026년 HBM 캐파에 대해 고객들로부터 전량 구매 주문을 확보했다"라며 "26년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27년 이후 물량에 대해서도 주요 고객사가 조기 확정을 원하고 있어 HBM3E·HBM4·HBM4E를 아우른 중장기 공급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도 함께 내세우고 있다. 로직 공정 기반 베이스 다이와 메모리 공정 기반 HBM 코어 다이를 3차원 적층해 한 번에 제공하는 턴키 모델을 강조하며 "원스톱 패키징을 원하는 고객과 제품·사업화 논의를 병행 중"이라고 했다. 하이닉스가 HBM 한 축에서 리더십을 굳히려 한다면 삼성은 HBM·서버 D램·낸드·파운드리를 엮어 '포트폴리오+규모전'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HBM=하이닉스' 공식을 굳히려 하고 삼성은 HBM4를 계기로 '늦게 출발해도 따라붙으면 길게 간다'는 그림을 만들려 한다"며 "지금 맺는 HBM4·HBM4E 장기계약과 초기 물량 배분이 26~27년 AI 메모리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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