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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싸게 판다더니…서민 울리는 '농산물 중고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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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로 식자재 중고거래 수요 늘어나자

    싼 값에 현금 유도 뒤 잠적하는 '먹튀' 늘어

    전문가 "에스크로 등 플랫폼들 자정 필요"

    주부 김모씨(48)는 최근 한 중고거래 앱에서 철원 오대쌀 20kg을 5만5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돈을 보냈다. 시중 마트 가격보다 월등히 저렴했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20일까지 배송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한 날짜가 지나도 물건은 오지 않았고 연락조차 닿지 않았다.

    이모씨(40) 역시 유사한 피해를 당했다. 그는 "쌀과 찹쌀, 흑미 등을 묶어 시중보다 싸게 판다는 말에 10만원을 입금했는데, 갑자기 판매자의 계정이 정지되고 거래가 중단됐다"고 하소연했다.

    아시아경제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공유된 쌀, 사과 등 중고거래 피해 사례. 더치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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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물가로 인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식자재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이를 노린 '농산물 먹튀'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중가보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을 미끼로 현금 입금을 유도한 뒤 연락을 끊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중고거래 플랫폼은 '개인 간 거래' 구조로 플랫폼의 책임이 제한적인 데다, 수사기관에 신고해도 피해액이 수십만원대 소액에 그쳐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일쑤다.

    28일 사기 피해 정보공유 사이트 더치트에는 산지 직송을 가장하거나 선물로 들어온 농산물을 처분한다며 쌀, 과일 등을 저렴하게 내놓는 판매 글에 대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대금만 챙기고 물건을 보내지 않거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물건을 보내는 사례가 빈번해 주의가 요구된다.

    법적인 문제도 있다. 현행 식품위생법상 영업 신고를 하지 않은 개인이 직접 만들거나 가공한 농산물(반찬, 즙 등 가공품)을 중고로 거래하는 것은 불법이다. 단순히 쌀이나 채소 같은 1차 농산물을 거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위생 검증이 되지 않은 가공식품 거래는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는 물론, 플랫폼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 시대에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이려는 서민들의 심리를 악용한 범죄"라며 "소비자 스스로 시세보다 너무 싼 물건은 의심해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사기 의심 계정을 신속히 차단하거나 거래 당사자 간 직접 돈을 주고받지 않도록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제도를 활용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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