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지명후 달러 강세·환율 변동성 확대
연준 금리 경로 아직 크게 흔들리지 않아
워시 정체성 판단 일러 환율 예측 힘들어
대미 통상 리스크 맞물려 부담 커질 전망
제17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가운데 그의‘매파(통화긴축 지향)적’ 성향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는 모습.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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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상대적으로 ‘매파(통화긴축 지향)적’ 성향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박도 커진 모양새다. 이는 한국은행에도 압박으로 작용해 한동안 상황을 관망하며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시장에서는 워시 지명자 향후 발언 강도와 이에 따른 파장에 따라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1450원대로 재진입=2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미국 연준 의장에 ‘덜 비둘기파(통화완화 지향)적’인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이후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1439.5원)보다 11.5원 오른 145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20원선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한 만큼 1450원 초반대 지지선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차기 연준 의장 지명 여파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환율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432원에 거래를 시작한 오후 3시30분께 원/달러 환율은 1439.5원 오른 주간 종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시 지명 소식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속해서 상방 압력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은 31일 새벽 1시35분께 1446.9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전장 서울 외환시장 종가보다 17.2원 오른 1443.5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달러 반등 부른 워시 지명…매파일까 비둘기일까=케빈 워시는 시장에서 ‘매파적 비둘기파’로 통한다. 그는 연준 이사 시절 매파적 입장을 대변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준의 적극적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촉구해왔다. 연준의 통화정책, 양적완화, 규제·감독 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연준이 ‘물가안정’이라는 중앙은행 고유 업무에 집중해야 하고, 양적완화나 기후 문제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는 것은 연준의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럼에도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워시 지명자의 매파적 색채가 강한 점에 주목해 시장에서는 ‘강달러’ 현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슐러 파이낸셜그룹의 토니 파렌은 “(워시 지명 이후)금리 인하 기대가 줄어들고 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워시 지명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계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직 정체성이 모호한 워시 지명자가 향후 청문회 등 절차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느냐에 따라서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재발 우려가 진정되고 이란발 리스크도 소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외환시장 관심은 차기 연준의장 성향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워시 지명자가 여타 후보에 비해 비둘기파 성향이 약하다는 이유로 일부 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달러화는 반등했지만, 매파일지 비둘기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워시 등장으로 연준의 독립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서 금 가격과 엔화 가치 상승에 따른 약달러 압력은 진정될 것”이라면서도 “이와 별개로 트럼프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구조적인 약달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셈법 복잡해진 한은…대미 통상 리스크도 부담=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워시 지명자가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드러내되,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도 아직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 향방을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미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는 여전히 2회로 유지되고 있다. 첫 금리 인하 시점은 6월로, 인하 확률은 47% 수준이다.
한은 역시 한동안 상황을 관망하며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 15일 올해 첫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양호한 경제성장률과 환율, 부동산 불안 등을 내세워 ‘금리 인하 기조’ 종료를 시살상 공식화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세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제성장률도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명분이 낮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8일 홍콩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행사에서 “올해 1.8%의 성장률을 예상한다”면서도 “전망치에 어느 정도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별다른 성과 없이 귀국하면서 대미 통상 리스크 마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9∼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 청사를 찾아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이틀 연속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25%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며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벼리·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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