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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英, EU방위 참여 '재시도'…트럼프발 지정학적 변수에 유럽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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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총리 "유럽 더 나서야…방위 협정 재협상"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방위 협정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발언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동맹 위협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유럽 내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아시아경제

    영국 웨일스 카디프에서 인터뷰하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웨일스(영국)=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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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최근 영국의 EU 핵심 사업인 1500억유로(약 258조1260억원) 규모의 방위 기금 가입을 여전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유럽이 재무장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은 군사 장비 구매 자금을 신청할 수 있는 '유럽 안보 행동(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프로그램의 1차 라운드에 참여하고자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EU는 영국 방산 기업들이 이 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영국의 요청을 거절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영국의 가입비로 67억5000만유로를 요구했으며 영국 정부는 이 금액을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SAFE 기금은 EU 집행위원회가 신용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구성되며 이를 회원국에 45년에 걸쳐 대출해 준다. 회원국들은 이 자금으로 탄약이나 드론, 미사일 등 국가 방위에 필요한 물품을 조달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원 부족과 NATO에 대한 주기적인 위협으로 인해 유럽 내에서 증액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말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한 스타머 총리는 기자들을 만나 "SAFE든 다른 계획이든 EU와 다른 유럽 국가들이 더 긴밀히 협력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일"이라며 "이 부분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출, 역량, 협력 측면에서 우리가 더 많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SAFE와 같은 계획들을 살펴보고 더 긴밀히 협력할 방법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스타머 총리는 "유럽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다른 대통령들도 마찬가지"라며 "영국도 이 생각에 동의하기 때문에 더 많은 지출을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이번 주 예정된 영국과 EU 고위 관리들 간의 연쇄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2일(현지시간) 마로시 셰프초비치(Maros Sefcovic)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연례 'EU-영국 파트너십 위원회' 회의에서 영국 측 EU 관계 담당 장관인 닉 토마스 시몬즈(Nick Thomas-Symonds)를 만날 예정이다. 셰프초비치 위원과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 EU 경제 담당 위원은 이번 방문 기간 중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과 피터 카일 기업통상부 장관도 만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결렬된 SAFE 협상은 영국과 EU 양측 모두 유럽 방위의 신뢰성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EU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려는 스타머 총리의 노력에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EU 회원국들은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가운데 유럽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고 있는 만큼, 영국의 참여가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으로 보고 EU 집행위원회가 영국에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EU는 지난해 11월 합의에 실패했음에도 영국과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한 추가 회담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토마스 레니에(Thomas Regnier)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1차 협상 실패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파트너들, 특히 영국에게 항상 열려있다"고 말했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면 영국 방산 기업들은 SAFE 기금이 투입되는 계약에 입찰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의 참여를 지지하는 측은 이를 통해 영국 방산 산업을 부양하고, 유럽의 군사 역량을 더 빠르게 강화할 수 있는 상호 호혜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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