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휘 대전시의장 '제 2의 핫바지' 비난…민주당 "명백한 자기부정"
기자회견하는 조원휘 대전시의장(가운데) |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대전시의회가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충남대전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특별법안'을 두고 재의결 필요성을 주장하며 정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시의회가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은 3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2024년 11월 대전시장과 충남지사, 대전·충남 시도의장이 공동선언을 발표하면서 추진돼 왔고, 이후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가 지난해 7월 확정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이 시·도의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10월 성일종 의원 대표발의로 국회에 발의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제출한 특별법안은 우리가 발의한 법안의 핵심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존 통합법안에는 257개 특례조항이 담겨 있으나, 민주당 법안에서는 이 가운데 55개가 수용되지 않았고 136개는 강행 규정이 재량 규정으로 약화하거나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장은 "같은 날 발의된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에는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관, 행정통합 비용 국가 지원 등 조항이 강행 규정으로 담겨 있지만 대전·충남 특별법안은 유사한 내용이 재량 규정이거나 제외되는 등 '반쪽짜리, 맹탕 법안'으로 드러났다"며 '제2의 충청도 핫바지 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6명이 함께 참여했다.
의회는 민주당이 제출한 법안에 대해 대전시에서 의회에 의견 청취 동의안을 제출할 경우 임시회를 소집해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전체 21명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이 16명으로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의회에 상정될 경우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의회 동의 절차가 법적인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시도의회에서 이미 대전·충남 통합에 대해 의결했고, 그것은 각 조문에 대한 의결이 아닌 통합 자체에 대한 의결이기 때문에 같은 법안에 대해 재의결은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조원휘 의장은 "자문을 거쳤는데 재의결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며 "법적인 검토가 더 필요하고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재의결이 어려우면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등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회는 재의결이 어려울 경우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촉구하는 등 투 트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장우 대전시장이 '호남만 우대하느냐'며 해묵은 지역주의를 소환하자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주민투표' 카드를 꺼내 들며 통합의 발목을 잡는데 가세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전시의회는 이미 지난해 의결을 거쳐 놓고 이제 와 막대한 비용과 갈등이 예견되는 주민투표를 운운하며 명백한 자기부정을 하고 있다"며 "겉으로는 통합을 외치면서 뒤로는 법안 탓을 하며 판을 흔드는 이중적인 태도는 책임 있는 행정가와 의회의 자세가 아니"라고 역설했다.
대전·충남 통합 법안이 지자체 손을 떠나 '국회의 시간'으로 접어든 가운데, 대전시의회가 의회 차원의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여야 간 충돌이 우려된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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