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4 (화)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스테이블코인으로 커피 사고 온라인 쇼핑? 갈 길 먼 이유는 [크립토36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무역 금융이 먼저, 소매 결제 여전히 요원

    결제사 현재 핵심 사업 VAN 축소 딜레마

    글로벌 소매 결제도 0.6%뿐…실사용 유인 제한적

    전자금융법·가맹점 인프라…현실은 ‘산 넘어 산’

    헤럴드경제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앞서 실생활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가운데 결제사는 실사용자 기반 확대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화 과정에서 고민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123rf]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스테이블코인으로 커피도 사 마시고, 온라인 쇼핑몰에 카드도 등록해 물건 주문도 가능하네요”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앞서 실생활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홍콩에 기반을 둔 레돗페이(RedotPay)는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와 제휴해 카드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대의 낮은 수수료만 부담하면 스테이블코인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극소수 사례에 불과하다. 국내 결제사는 그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스테이블코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사용자 기반 확대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화 과정에서 고민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의 소매 수요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 등은 결제 라인을 구축해 둔 만큼 법제화 이후 파급력이 클 수 있다”면서도 “결제사 입장에서는 정부 기조를 살피며 적용 방식을 고민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소매 결제의 경제성이 아직 불투명한 탓에 정책 논의에서도 결제사들은 상대적으로 비켜서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활용처로는 무역금융이 거론된다. 국제 무역거래는 스위프트(SWIFT)망 혹은 은행 신용장(L/C) 중심으로 복수의 중개기관을 거쳐야하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이러한 고비용 구조를 완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만들어지면 가장 큰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유저층은 개인보다 기업”이라며 “수출입 단계에서 이를 활용할 경우 환리스크와 환헤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 흐름과 재화 흐름이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결제·정산 지연을 줄이고, 국경 간 거래 과정에서 자금 이동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의 초기 확산이 기업 간 거래(B2B)에 초점을 맞추는 가운데, 국내 주요 결제사들은 내부 TF를 구성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NHN KCP는 NHN 페이코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코인 TF를 결성해 사업 기획과 기술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해외 가맹점 인프라를 보유한 KCP는 새로운 디지털 화폐를 어떤 방식으로 유통할지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매 부문 도입에 대해서는 업계의 우려도 크다. 한국은 신용카드 중심의 소비 문화가 강하고, 현재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크지 않다면 설령 혁신적인 디지털자산이 등장하더라도 수요 확대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아가 결제사 입장에서는 추후 스테이블코인이 보편화됐을 때 기존의 핵심 수익원인 부가가치통신망(VAN) 등 캐시카우를 스스로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전통 결제망으로서의 역할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새 시장을 대비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인프라 투자도 과제다. 가맹점 단말기부터 정산 시스템까지 말단 구조를 전면적으로 바꾸려면 막대한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결제사들은 내부적으로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역부터 검토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 먹는 수준의 일상 결제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의 소매 단계 확산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 스테이블코인 일반 거래 규모 1조2100억달러 중 소매 지급결제에 해당하는 규모는 75억6000만달러로 전체의 약 0.6%에 불과했다. 배진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서비스 인프라가 발달한 선진국일수록 기존 신용카드의 편의성과 비교해볼 때 소비자가 직접 사용할 유인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법제화 논의가 무역금융 중심으로 전개되는 배경에는 현행 전자금융거래법과의 정합성 문제도 있다. 현행법상으로는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때 해당 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정인아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는 지난달 산업교육연구소 세미나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PG업자가 전자지급결제대행(PG)을 수행할 경우 가상자산 사업 겸영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내용이) 불명확해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헤럴드경제

    페이프로토콜 지급결제 사업구조. [금융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과거 유사 사업이 중단된 전레도 결제사들의 신중론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2022년 다날의 자회사 페이프로토콜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지급결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용자 자산을 받아 가맹점에 정산하는 구조상 가상자산 보관업이 아닌 ‘매매·교환’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사업으로 판단돼 제동이 걸렸다. 이후 신고 변경을 검토했지만 실명계좌를 제공할 파트너 은행을 찾지 못하면서 사업 모델은 사실상 좌초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외국인이 테더(USDT)를 들고 국내에서 선불코인처럼 쓰는 정도로 논의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