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고용, 예상치 절반 수준 그쳐
서비스업 호조에 고물가 상황 지속
은행규제 유예로 자금공급 한다지만
트럼프 압박 속 통화정책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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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물가 속 고용 없는 성장이 심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조기 강행하기 쉽지 않은 환경임이 자명해지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인사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재차 압박하고 나서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은 거세지고 있다.
미국 고용 정보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4일(현지 시간) 발표한 1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은 지난해 12월 대비 2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전망치(4만 5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1월 25~3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3만 1000건으로 지난해 12월 첫째 주 이후 8주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내놓은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8을 기록해 19개월 연속 확장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0.5%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성을 높이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없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견해가 아직은 현실화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면서 “우리나라로 돈이 들어오면서 다시 부유한 나라가 됐다”며 “성장이 머지않아 부채를 아주 작아 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통화정책 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 국채와 주식·직접투자에 대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은 대형 은행들의 자본 규제를 내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민간의 자금 공급은 열어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셸 보먼 연준 금융 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형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완충 자본(위기 시 손실 흡수를 위해 추가로 쌓아두는 자본) 요건을 내년까지 현 수준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자본 규제를 유예하면 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한 문턱이 낮아진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월가의 자본 규제 부담을 줄여 미국 국채 매입 여력을 늘리고 시중금리를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금융 완화로 경기 부양에 속도를 내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와 맞닿은 정책이기도 하다. 베선트 장관은 은행 규제를 풀면 대출 여력이 2조 5000억 달러가 늘어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출신으로 지난해 2월까지 연준에서 금융 감독 담당 부의장을 맡았던 마이클 바 이사는 “이번 조치가 금융 시스템의 잠재적 위험을 포착하는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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