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상의도 응당 책임져야”
김정관 “가짜뉴스 즉각 감사·문책”
“혼란 초래 사과” 고개 숙인 상의
국힘 “비이성적 대처” 대통령 질타
이재명 대통령, 경남 간담회 발언 -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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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부담으로 해외로 탈출하는 한국의 고액자산가가 급증했다’는 내용의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가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경제 부처·과세 당국 수장까지 가세해 대한상의를 향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언론사 칼럼을 공유하며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겠다.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페이스북에서 “‘부유층 2400명이 상속세 부담으로 한국을 떠난다’는 가짜 뉴스”라면서 “추계 자료는 신뢰도가 매우 의심스러운 통계다. 해외 언론과 연구기관도 이 자료에 대한 문제를 다수 제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 안 된 통계를 활용해 보도자료를 생산·배포한 대한상의는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를 관리·감독하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페이스북에서 “법정 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런 행위를 한 건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그 책임은 매우 무겁다”면서 “사실 검증 없는 정보가 악의적으로 확산된 데 대해 유감을 넘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면서 “산업부는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및 배포 경위,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과세당국 수장인 임광현 국세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속세 때문에 백만장자 2400명 탈한국’ 팩트체크 하겠다”면서 “해외 이주자 중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연평균 139명 수준이고,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 6000만원, 46억 5000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상의 보고서가 ‘가짜뉴스’라며 응당한 책임을 지라고 직격했다. 구윤철 부총리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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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상의 보고서를 ‘가짜뉴스’라며 즉각 감사를 벌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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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 국세청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상의 보고서를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임광현 국세청장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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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대한상의 가짜뉴스’를 둘러싸고 어김없이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상의가 공신력도 없고, 사실 확인조차 이뤄지지 않은 정보를 유통해 국민과 시장 그리고 정부 정책 전반에 심각한 혼선을 초래했다”며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잘못된 통계 인용의 적절성은 따질 수 있으나, 대통령이 직접 나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경제단체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이 대통령과 다른 생각은 감히 꺼내지도 말라는 엄포”라며 “비이성적 대처”라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와 경직된 규제·노동 환경으로 기업인과 자본의 ‘탈한국’ 우려는 오랜 전부터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 사과문… 문제 보고서 삭제
상속개 개편 당분간 동력 상실
앞서 이 대통령의 ‘고의적 가짜뉴스 질타’ 직후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책임 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대한상의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도 사과문을 내고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가짜뉴스는 사과만으로 끝내기 어렵다”며 이 대통령이 언급한 ‘엄중 조치’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오전 헨리앤파트너스의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고액 자산가 순유출이 세계 4위이며 그 원인이 과도한 상속세 때문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자료의 부실함이 지적되자 당일 오후 7시쯤 기자단에 긴급 공지를 보내 “방법론적 검증이 필요하니 인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며 배포 반나절 만에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 현재 대한상의 홈페이지 보도자료에서는 해당 업체 관련 내용이 삭제된 상태다.
대한상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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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앤파트너스는 영국의 투자 이민 컨설팅 업체로, 정부의 공식 데이터 대신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의 위치 변화나 개인 제트기 이용 빈도 등을 추적해 자산가 이동을 추정하는 비공식 민간 기관이다. 이들의 통계 산출 방식은 학계에서 ‘수동적 조정에 의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대한상의가 인용한 보고서 원문은 한국 자산가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경제적 불안정성’을 명시했을 뿐, 상속세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로 재계의 상속세 개편 논의는 동력을 다소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재계는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상속세율이 기업 승계 의지를 꺾고 자본 유출을 자극한다는 이유에서 상속세 개편을 요구해왔다.
세종 강주리 기자
서울 민나리·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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