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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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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총선서 보수 여당 승리…아누틴 총리 연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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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짜이타이당 압승…아누틴 총리 연정 주도권 확보

    민족주의 정서 활용한 조기 총선 전략 적중

    ‘안정’ 선택한 유권자들…왕실 기득권 유지 전망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태국 아누틴 찬위라쿨 총리가 이끄는 보수 성향 품짜이타이당이 8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장기간 이어져 온 정치적 불안정 국면을 끝내고 보다 안정적인 연정이 출범할 가능성이 커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투표소의 약 95%가 개표를 마친 가운데, 태국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잠정 집계 결과 품짜이타이당은 전체 500석의 하원에서 약 192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3년 총선 당시 의석의 거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데일리

    아누틴 찬위라쿨 태국 총리 지지자들(사진=AFP)


    개혁 성향의 국민당은 117석, 한때 최대 정당이었던 프아타이당은 74석을 확보했다. 나머지 군소 정당들은 총 117석을 나눠 가졌다.

    이번 총선은 지난해 12월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벌어지던 가운데, 아누틴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면서 치러졌다. 정치 분석가들은 그가 고조된 민족주의 정서를 활용하기 위해 선거 시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캄보디아 사태로 포퓰리즘 성향의 프아타이당 소속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축출된 이후 총리직을 넘겨받았고, 취임 100일도 채 되지 않아 의회를 해산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승부수가 됐다.

    아누틴 총리는 승리 기자회견에서 “오늘 품짜이타이당의 승리는 품짜이타이당에 투표했든 그렇지 않든 모든 태국 국민의 승리”라며 “우리는 태국 국민을 위해 우리의 모든 역량을 다해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아누틴 총리의 성공 요인으로 민족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점과, 품짜이타이당이 농촌 지역에서 경쟁 정당 소속 정치인들을 흡수한 전략을 꼽았다.

    독립 정치 분석가 마티스 로하테파논트는 로이터에 “이 정도 규모의 승리는 예상 밖이었다”며 “민족주의적 정치 환경과 보수 유권자 결집 능력이 모두 품짜이타이당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구조 개혁을 전면에 내세운 급진 노선 대신, 그동안 정권 성향을 가리지 않고 협력하며 주요 내각 자리를 확보해 온 ‘중도적’ 정당을 선택했다. 품짜이타이당은 지난 20년간 총리만 10명이 바뀐 정치적 혼란 속에서 ‘안정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로 포지셔닝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하원에서 강력한 연정의 중심에 설 기회를 잡았다.

    다만 정부 구성을 위해서는 과반인 251석을 확보해야 하며, 연정 파트너가 필요하다. 유력한 협력 대상으로는 탁신계 대중정당 프아타이당, 클라탐당(59석), 그 외에 여러 소수 정당들이 거론된다.

    품짜이타이당의 승리는 태국 왕실 중심 세력에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왕실 중심 기득권 세력은 21세기 들어 군사 쿠데타와 사법부 판단을 통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그 측근들을 포함해 여섯 명의 총리를 축출한 바 있다.

    품짜이타이당은 왕실 수호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태국 사회에서 여전히 금기시되는 군주제에 대한 자유로운 논의를 허용하는 법 개정 시도에 반대하며 왕실의 이해를 대변해 왔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왕실 중심 기득권 진영이 마침내 ‘승자’를 등에 업었고, 그 결과 태국 정치가 일정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선거와 함께 태국 유권자들은 2017년 제정된 군부 주도의 헌법을 새로운 헌법으로 대체할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도 참여했다. 선관위의 초기 집계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약 2대 1의 비율로 개헌에 찬성했다. 새 정부와 국회의원들은 의회에서 개헌 절차를 시작할 수 있으며, 새 헌법을 채택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두 차례의 국민투표가 필요하다. 품짜이타이당 주도의 정부는 원칙적으로 개헌을 지지하면서도, 왕실 기득권을 위협할 수 있는 급진적 변화는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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