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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美관세 사령탑 러트닉, 엡스타인 연루 의혹…의회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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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트닉 "2005년 이후 관계 끊었다" 주장

    법무부 수사 파일 공개로 거짓 해명 드러나

    2018년까지 연락, 공동 투자 계약 서명도

    민주당 즉시 사퇴 압박…공화당 일부도 동조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최고 사령탑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자신의 친분 관계를 해명하면서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일부 의원까지 러트닉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폴리티코 등은 미국 의회에서 엡스타인 연루 의혹과 관련해 러트닉 장관직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2019년 7월 미성년자 성매매 연방 혐의로 기소됐으며, 같은 해 8월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데일리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하는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뒤에 서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사진=AFP)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이날 성명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아동 성범죄자와의 사업 거래에 대해 러트닉이 한 거짓말은 그의 판단력과 윤리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러트닉은 상무장관 자격이 없으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도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그는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며 “러트닉은 사퇴하거나 해임돼야 한다”고 했다.

    공화당에서도 사퇴 요구가 나왔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주)은 CNN에 “러트닉은 해명해야 할 게 많지만, 솔직히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물러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최근 미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수사 파일에서 엡스타인과 20여 년 전 관계를 끊었다고 한 러트닉 장관의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자료들이 나오면서 그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금융서비스 회사 캔터 피츠체럴드 최고경영자(CEO)를 30년간 지냈으며, 엡스타인과는 수십 년간 사적으로 알고 지낸 사이로 알졌다. 이에 대해 러트닉 장관은 2005년 이후 엡스타인과 교류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 당시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서 이웃이었던 엡스타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마사지 테이블이 있는 방을 본 후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내와 나는 그 역겨운 사람과 다시는 같은 방에 있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며 “사교, 사업, 자선 어떤 이유로도 그와 같은 자리에 있지 않았다. 그가 있다면 나는 가지 않았다. 그는 혐오스러운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법무부가 공개한 문건들은 이 설명과 상충한다. 이메일 기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뉴욕과 버진아일랜드에서 사교적 만남을 계획했고, 최소 한 차례는 비상장 회사에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2018년에는 길 건너편 개발 계획을 막기 위해 이웃 문제를 논의하는 이메일도 주고받았다.

    2011년 수신된 이메일에는 엡스타인의 비서가 러트닉과의 술자리 약속을 기록해 두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2012년 12월 이메일들에는 러트닉이 엡스타인의 카리브해 개인 섬 리틀 세인트 제임스에서 점심을 함께하자는 계획을 세우는 내용이 나온다. 며칠 뒤 엡스타인의 비서는 러트닉에게 “만나서 반가웠다”는 엡스타인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2012년 말 작성된 주식 매입 계약서에는 두 사람이 각기 다른 법인을 통해 광고 기술 회사 애드핀의 지분을 취득하기로 서명한 사실도 나타난다. 이 회사는 현재 폐업 상태다. 러트닉은 2018년 5월에도 이웃 지역의 건축 프로젝트와 관련해 엡스타인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상무부는 러트닉 장관 사퇴 요구를 두고 “행정부의 성과인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역사적인 무역 합의 체결, 미국 노동자를 위한 투쟁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기존 언론의 실패한 시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러트닉 부부는 2005년 엡스타인을 만났으며 이후 14년간 교류는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도 러트닉을 옹호하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사에서 가장 뛰어나고 혁신적인 내각을 구성했다”며 “러트닉 장관과 상무부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 전체는 미국 국민을 위해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엡스타인 수사 파일 공개를 주도한 하원 감독위원회는 러트닉 장관의 의회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원 감독위원회 멜라니 스탠스버리 민주당 의원은 러트닉의 증언을 요구했다. 그는 “위원회는 소환을 검토 중인 인물 목록을 계속 관리하고 있다”며 “당연히 러트닉 장관의 증언을 원하며, 개인적으로는 그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감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코머 의원도 러트닉 장관 소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며 “질문에 답하게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 많다”며 “우리는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어떤 정보를 가진 사람이든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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