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가 숫자에 매몰돼 교육부실 자초"
수요자단체, "당초 수급추계 결과보다 축소" 비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2.10 조용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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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대해 "지난 2년간 의협은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대화에 임해왔는데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 결정을 마주하며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현재 의대 교육환경은 붕괴 직전이다. 정부의 강행 처리는 교육 부실을 자초하는 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7학년도 정원에 2025학년도 휴학생과 군 복귀생이 돌아오면 엄청난 수의 인원이 폭증하게 된다"며 "2025학년도 대규모 증원 때와 맞먹는 충격이자, 현장 교육 인프라가 감당 못 하는 교육 불가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교육평가원에서 강조한 교육 가능한 상한선 10%는 철저히 무시됐다"며 "열악한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양산될 질 낮은 교육 환경, 그로 인해 배출될 의사들의 자질 논란과 의학 교육 붕괴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앞서 이날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에서도 증원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회의장에서 먼저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의 정원 증원 결정 발표 직후 논평을 내고 "수급 추계의 본질보다 교육 여건 논리가 앞선 의대 정원 축소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연합회는 "기존 수급 추계에서 2037년에 부족한 의사인력은 4724명이었는데, 그중 75% 수준만 배출되는 것"이라며 "당초 수급추계위원회에서 과학적으로 도출한 2037년도 의사부족 총량 추계치가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의대 교육 여건이라는 명분에 밀렸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그러면서 "행정적 편의나 교육 현장의 일시적인 고충을 이유로 필요한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수급추계위원회의 설치 취지에 역행한다"며 "이번 결정은 필수의료 인력의 공백으로 이어져 미래 환자들이 다시 한번 필수·지역의료의 공백을 감내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보정심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곧바로 비판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은 "수급 추계를 외면한 보정심의 의대 증원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추계 결과보다 부족한 수준의 증원은 당초 보정심 논의의 출발점이었던 '수급추계위원회의 결과를 존중한다'는 원칙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스스로 마련한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축소해 적용한다면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이는 의사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오히려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정부는 수급 추계 결과에 기초한 의사인력 확충 방안을 통해 지역·공공의료 인력 확충과 의료 격차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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