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코스피 4900~5300 롤러코스
일간 변동성 주요국 최고 수준
VKOSPI 50선 재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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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는 사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관련 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되사서 갚는 구조다. 대기 물량이 커질수록 하락 구간에선 추가 매도 압력으로, 반등 구간에선 숏커버링(상환 매수)으로 등락폭을 키우는 ‘변동성 증폭 요인’이 될 수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차거래 잔액은 2월 9일 기준 141조2389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10조원대에서 한 달여 만에 30조원 이상 늘었다. 대차잔액은 공매도 거래를 위해 빌려간 주식이 아직 상환되지 않은 물량으로, 필요할 때 매도로 연결될 수 있는 ‘대기 공급’ 성격을 갖는다. 통상 잔액의 상당 부분이 실제 공매도로 이어지는 만큼 잔액 급증은 시장의 경계 심리가 강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공매도 포지션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4일 기준 14조5000억원 수준이다. 공매도 전면 재개 직후였던 지난해 3월 말 약 3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세 배 이상 불었다. 지수 상승 국면에서도 하락 가능성을 완전히 거두지 않았고, 방어·차익 성격의 포지션이 시장에 상시적으로 남아 있었다는 뜻이다.
가격 지표도 변동성 확대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달 초(2~6일) 기준 코스피의 일간 변동성은 4% 후반대로 집계돼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변동성 순위상 두 번째였던 일본 닛케이 지수는 2% 초반에 그치며 코스피와 격차가 두 배 안팎으로 벌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미국 다우지수·S&P500은 1%대 변동성에 머물렀다.
지수의 실제 흐름도 ‘속도’를 키운 장세를 보여준다. 2월 초 4900선에서 단기간에 5300선까지 치솟은 뒤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도 4100조원대에서 4400조원대 사이를 오가며 수백조원 단위로 출렁였다.
파생시장에서도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1월 27일 34.81에서 2월 5일 52.21로 단기간에 50선을 넘어섰는데, 50선 돌파는 2020년 3월 팬데믹 초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는 경기 붕괴 공포보다 호황 속 과열·쏠림과 유동성 집중이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대차잔액과 공매도 잔고가 커진 시장에서는 작은 재료에도 가격 반응이 커질 수 있다. 조정 국면에서는 대기 물량이 매도로 연결되며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고, 반대로 급반등 시에는 숏커버링이 겹치며 등락 폭을 확대할 수 있다. 상승·하락 어느 쪽이든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포지션 차이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된다. 개인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주도주 중심으로 상승 흐름에 베팅하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변동성이 커진 구간에서 위험 관리와 차익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수급이 양방향으로 맞물리면 지수가 한 방향으로 매끄럽게 움직이기보다 흔들리며 진행되기 쉽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는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레버리지 청산 등 수급 요인의 영향이 크다”며 “최근 조정도 특정 재료보다 투기적 레버리지 수급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고 약세 내러티브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는 변동성 자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범근 기자 (nov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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