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1월 고용 13만 명 ‘깜짝’ 증가...실업률 4.3%
3월 금리동결 확률, 하루 만에 80→92% 급등
지난해 연간은 겨우 18만 명 증가로 하향 조정
표본과 총조사 격차 커지며 정치적 수정 늘어
적자, 이자 부담은 사상 최대...13일 CP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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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미국의 고용이 예상보다 상당히 괜찮았던 것으로 집계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경제 성장률은 견조하고 고용 둔화는 안정화 상태에 접어든 데 반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큰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현 경제 상태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가 취임하더라도 6월 첫 FOMC 회의부터 곧바로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감세 정책 등으로 역사상 최대 수준의 연방정부 적자에 허덕이게 된 상황에서 당분간 이자 비용 부담도 줄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미국 1월 고용 13만 명 ‘깜짝’ 증가...실업률 4.3%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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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올 1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지난해 12월보다 13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4만 8000명 증가보다 그 폭이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었다. 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만 5000명도 두 배 이상 웃돈 수치였다.
세부적으로는 헬스케어(건강 관리) 부문에서 고용이 8만 2000명 늘어나 일자리 증가가 가장 활발했다. 사회지원과 건설 부문에서도 4만 2000명, 3만 3000명씩 고용이 증가했다. 이에 반해 연방정부 고용은 3만 4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끌던 정부효율부(DOGE)가 연방정부 인력을 감축할 당시 일정 수준의 유예 기간 후 퇴직하는 조건을 받아들인 이들이 이제서야 통계에 반영된 결과였다.
1월 실업률은 4.3%로 지난해 12월 4.4%보다 낮아졌다. 전문가 예상치인 4.4%보다도 낮았다. 경제활동참가율도 62.5%로 지난해 12월 62.4%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이 기간 0.4% 올라 시장 예상치 0.3%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7% 상승했다. 이번 고용보고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발표 일정이 기존 6일에서 11일로 미뤄졌다.
1월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 악화를 시사했던 다른 지표들과는 판이한 결과를 보여줬다. 월가에서도 예상을 뛰어넘은 미국 노동시장의 성과에 당황해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앞서 지난 4일 미국 고용정보 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은 12월보다 2만 2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만 5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였다. 5일에는 지난달 25~31일 주간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계절 조정 기준 23만 1000건으로 직전 주인 18~24일의 20만 9000건보다 2만 2000건 증가했다는 노동통계국 발표도 있었다. 같은 날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도 12월 계절 조정 기준 구인 건수는 654만 2000건으로 조사돼 11월 692만 8000건보다 38만 6000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20만 건에 달할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치도 크게 밑돈 수준이었다.
미국의 고용정보 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는 5일 감원 보고서에서 1월 미국 기업의 감원 계획이 10만 843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만 5553명의 3배가 넘는 수치였다. 1년 전인 2025년 1월 4만 9795명과 비교해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1월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24만 1749명 이후 최고치였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조차 지난 10일 CNBC에서 “인구 증가가 둔화하고 생산성 증가율은 급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기에 낮은 고용 수치가 이어지더라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며 고용지표 악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3월 금리 동결 확률, 하루 만에 80%→92%...지난해 연간은 겨우 18.1만명 고용 증가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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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고용보고서가 월가의 예상을 웃도는 결과를 공개하자 연준이 3월 17~18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또 다시 동결할 확률도 수직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할 확률을 92.1%로 반영했다. 이는 하루 전날인 10일 79.9%에서 13.2%포인트 상승한 수준이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20.1%에서 7.9%로 급락했다. 미국의 성장, 투자, 소비, 고용이 모두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추가로 더 내려야 할 이유가 사라진 까닭이었다. 연준은 지난해 9~12월 0.25%포인트씩 세 번 연속 금리를 인하하다가 올 1월 그 행진을 멈춘 바 있다.
물론 1월 고용보고서가 미국 노동시장의 활황만을 가리키지는 않았다. 미국 고용통계(CES)의 연례 추종지표 수정(확정치)에 따라 지난해 1년간 미국에서 늘어난 일자리는 기존 89만 8000명에서 18만 1000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한달 평균 고작 1만 5000개의 일자리만 늘었다는 통계다. 지난해 11월 고용 증가 폭은 5만 6000명에서 4만 1000명으로 1만 5000명, 12월은 5만 명에서 4만 8000명으로 2000명 각각 하향 조정됐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매년 1월 고용보고서를 발표할 때 직전 해 3월말 기준 고용임금 총조사(QCEW) 자료를 반영해 이를 기준으로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재산정한다. 고용임금 총조사는 고용주가 제출하는 법적 보고자료인 주(州) 실업보험(UI)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다. 집계에 시간은 걸리지만 일부 표본을 대상으로 설문하는 월간 기업조사보다는 신뢰도가 높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에는 월간 기업조사와 총조사 간 통계 격차가 확대되면서 연간 고용 증가 폭을 대폭 내려 잡는 일이 잦아졌다. 월가는 이 수정 작업이 최근 상당히 정치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 1월 고용보고서도 내년 2월까지 어떻게 수정될지 확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훌륭한 일자리 수치”라며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게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재차 역설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일 노동통계국이 악화된 7월 고용 지표를 내놓자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인사가 숫자를 조작했다”며 에리카 맥엔타퍼 당시 국장을 당일 곧바로 경질한 바 있다. 이후 같은 달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EJ 앤토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후임으로 지명했다가 그가 SNS에 혐오 발언을 게시한 점 등이 문제가 되자 지명을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노동통계국 내부 출신으로 현재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일하는 브렛 마쓰모토를 차기 국장으로 지명했다.
美 재정적자, 부채, 이자 부담은 역사상 최대로 증가...고용지표 하향 조정 가능성도 염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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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고용보고서가 시장이 체감하던 수준과 너무 동떨어진 결과를 내자 월가에서는 경기 상황을 더 지켜본 뒤 금리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고용보고서로 워시 후보자의 금리 경로 고민도 더 커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 전문가들은 워시 후보자가 첫 FOMC 회의를 주재할 6월까지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경고한다”며 “경제학자들도 1월 수치가 하향 조정될 수도 있고, 의료 분야 등 소수의 부문이 채용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짚었다.
금리 동결 확률은 올라간 반면,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와 관련 이자 부담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불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의회 산하 예산 분석 기관인 의회예산국(CBO)은 12일 미국이 지속 불가능한 재정 경로에 있다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 의회예산국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도입한 감세법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과 이민 제한 정책 탓에 앞으로 10년간 적자 추정치를 1조 4000억 달러 더 늘렸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으로 10년간 적자 폭이 4조 7000억 달러, 이민 단속 조치 비용으로 5000억 달러가 각각 늘어날 것으로 의회예산국은 추정했다. 관세 추가 세입을 통해 상쇄 가능한 적자 규모는 3조 달러로 추산됐다. 이자 순지출은 부채 증가와 평균 금리 상승으로 올해 1조 달러에서 2036년 2조 1000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의회예산국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율도 5.8%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기 직전 예상했던 5.5%보다 0.3%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의회예산국은 나아가 그 비율이 2028년에는 6.0%, 2036년에는 6.7%까지 치솟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지난 50년간 연평균 수치인 3.8%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평균 유효 관세율이 현재 13% 이상으로 올라가 194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며 “의회예산국의 예측이 맞는다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까지 GDP 대비 적자율을 3%까지 낮추겠다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목표는 좌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회예산국은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도 2029년이면 107%가 돼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기록한 10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의회예산국은 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2%, 2027년과 2028년에는 1.8%로 각각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은 2.7%와 2.3%, 올해 실업률은 평균 4.6%로 전망했다.
예상을 뛰어넘은 고용지표에 뉴욕 증시도 금리 인하 기대 포기 매물 출회로 일제히 하락했다. 11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00%), 나스닥종합지수(-0.16%)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도 6만 달러 중반대로 다시 내려갔다. 현 시점으로 보면 당분간은 워시 후보자 인준 전까지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하기는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 그나마 13일 나올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 만한 단기적인 변곡점이 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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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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