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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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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돌직구]① “양도세 중과 주택수 아닌 총액으로 계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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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는 네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임기 1년도 안 지난 시점에 한 분야에 이렇게 많은 정책을 내놓은 것은 부동산이 유일하다. 그만큼 국민 주거 안정에 대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강하다는 증거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의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전월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할까. 조선비즈는 정형화된 답을 찾기보다 시장의 목소리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듣고 있는 재야 전문가를 찾았다. 이들은 정부에 강도 높은 비판과 쓴소리, 때론 독특한 정책적 조언과 아이디어를 아끼지 않았다. 5편에 걸쳐 이들이 내놓은 진단과 해법을 인터뷰로 전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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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근 서강대 교수가 2월 2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연구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정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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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하려면 주택 수를 기준으로 따지지 말고 보유 주택의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기준선을 마련해 과세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지방 저가 주택을 갖고 있다고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면서도 부작용이 많죠.”

    2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연구실에서 만난 이상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세제 아래에서는 지방의 저가 주택을 보유한 사람도 모두 다주택자로 분류돼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데 이런 제도가 시장을 왜곡한다는 얘기였다. 이 교수는 일본 와세다대와 미국 네브래스카 링컨대를 졸업한 국내 대표 디지털 플랫폼 전문가다. 블록체인 등 플랫폼을 연구해 온 이 교수는 연구의 외연을 넓혀 현재 실물자산인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현재는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7년에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스 후즈후 인더월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음은 이 교수와 일문일답.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집값 안정을 위해 세금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효과도 없을 것이다. 다만 세금을 이용한다고 하면 총액제로 부과하는 게 낫다.”

    -총액제라는 게 뭔가.

    “주택 수를 기준으로 다주택자를 정해 양도세를 중과하는 게 아니라 총 보유 주택의 시가 총액을 더해 예를 들어 30억원 이상이 된다고 하면 여기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하라는 의미다. 지금은 시골(지방)에 있는 2억~3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어도 다주택자로 묶인다. 이게 싫어 지방 아파트를 팔고 서울의 똘똘한 한 채만 남기는데 결국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을 초래한다.”

    이 교수의 지적대로 현재는 다주택자의 기준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 수로 정해진다. 공시가격 1억원 이하이거나 인구소멸지역의 주택은 주택 수에 제외되지만, 대부분의 지방에 있는 아파트는 주택 수에 포함된다. 일단 다주택자가 되면 서울 등 규제 지역의 아파트를 팔 때 양도세 중과가 이뤄진다. 이런 규제를 피하려고 지방의 아파트를 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제도를 했을 때 장점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완화되는 것이다. 지난 1년간 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강남 아파트는 10%, 강북은 5% 상승했다. 반면 지방과 광역시는 오히려 1% 하락했다. 이는 수요자들이 이제 ‘아무 데나’ 사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자산 가치가 확실한 서울, 특히 강남권에 대한 수요는 실수요와 투자수요를 막론하고 더욱 견고해진다는 의미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규제책이 핵심 지역의 미세한 수급 상황에는 전혀 먹히지 않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총액으로 양도세 중과를 한다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완화될 것이고 지방 주택을 처분하기 위한 매도도 줄일 수 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이런 지역 집값을 안정시킬 대책은.

    “강남 희소 프리미엄을 완화할 수 있도록 용적률을 대폭 올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용적률 상향은 ‘그냥 더 짓자’가 아니다. 교통, 학교, 공원 등 기반 시설을 패키지로 확충해야 주민 삶의 질을 해치지 않고 공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규제 완화 또는 억제의 이분법이 아니라 고밀도 개발을 허용하되 그 개발 이익으로 인프라 부담을 제도화하고, 동시에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기득권만 보호할 것이 아니라 임대주택 공급도 늘려 새로운 수요층이 강남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정부가 공공주택(임대 포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년층 등의 주거를 안정시키려는 것이다. 이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입지의 질이 정책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과거처럼 수도권 외곽에 짓는 방식은 직주근접 실패로 오히려 공실 위험을 키운다. 이제는 서울 도심 내 역세권 고밀 개발이나 유휴 부지를 활용한 소셜 믹스(Social Mix) 모델로 가야 한다. 청년층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벽과 지붕’이 아니라, 일자리와 연결된 ‘생산적 입지’다. 지속적인 거주 수요가 가능토록 거주 인프라를 확충해 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강남권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임대 주택의 공급을 확충해야 한다. 자곡동, 일원동 등 아직도 그린벨트로 남아있는 강남 땅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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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신주과학단지 내에 있는 TSMC 팹 12B 전경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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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 문제점은.

    “주택 문제를 너무 좁은 시야에서 접근한다는 것이다. 주택 하나만을 놓고 정책을 만들면 절대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산업의 관점에서 주택을 봐야 한다. 이런 것을 정부가 못하는 것 같다.”

    -무슨 뜻인가.

    “주택 가격은 일자리가 있는 곳을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집값이 오른다고 그 지역의 대출만 묶는다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산업과 기업이 분산되면 집값도 특정 지역만 급등하고 다른 지역은 미분양으로 시장이 망가지는 현상은 안 나타난다는 의미다.”

    -구체적 사례를 이야기해 달라.

    “대만 사례를 볼 수 있다. TSMC는 공장을 타이베이 남쪽 신주과학단지를 비롯해 타이중(臺中), 타이난(臺南), 가오슝(高雄) 등 지방으로 분산해 놨다. 일자리가 그만큼 분산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타이베이와 다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우리만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경남 사천, 진주로 이전해 이 지역 경제를 떠받들고 있다. 반면 제대로 된 대기업이 없는 부산, 대구, 광주는 일자리가 없고 주거 수요가 줄고 있다. 이런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집값도 해결된다. 민간 기업이 부산, 대구, 광주 등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과감한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우리는 대만처럼 하지 못한다는 것인가.

    “부산의 정관신도시를 보자. 해운대 달맞이 고개를 지나면 있는 곳이다. 신도시를 유치한다고 해 놓고 기업은 없고 전부 아파트 아니면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쇼핑몰로 채웠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으니 미분양이 나고 젊은 층 정주 인구가 빠져나가 노인밖에 없는 도시가 되는 것이다.”

    -대안이 있다면.

    “수도권에 몰리는 돈과 인프라 투자를 지방에 투입해 기업을 데려와야 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지금 A, B, C, D, E 노선까지 발표됐다. 그 하나의 노선을 뚫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아나? 10조원이다. 이런 돈을 지방 광역시에 기업 유치에 쓰면 국토 균형 발전과 서울 집값 안정, 지역 경제 활성화가 이뤄진다. 미국 조지아주, 텍사스주는 법인세를 낮추거나 면제하고 무상으로 공장 부지를 제공하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못하고 수도권 철도에만 돈을 쏟아붓나.”

    -해외 제도 중 한국이 도입을 고려할 만한 부동산 관련 정책이 있다면.

    “전세 관련해서 보증금 에스크로(제3자 예치) 같은 장치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으면 한다. 보증금은 서민·중산층 자산에서 비중이 큰데, 거래 구조가 불안하면 시장 전체 신뢰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보증금을 제3의 신뢰 기관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해, 임대인이 보증금을 임의로 전용하거나 ‘깡통전세’ 리스크를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또 일부 국가에서 확대한 기관형 장기 임대(BTR·Build-to-Rent)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개인 임대인 위주의 시장은 주택 관리의 질이 일정하지 않고 계약 갱신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미국이나 독일처럼 대형 연기금이나 전문 운용사가 수천 가구를 통합 관리하며 양질의 주거 서비스와 임대 기간을 보장하도록 제도권 임대 시장을 키워야 한다. 이를 통해 임차인에게는 주거 안정을, 시장에는 자가 수요의 완급 조절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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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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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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