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젊은과학자시상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른쪽은 1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62차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연설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6.2.15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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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전쟁의 노예’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강력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국민투표의 선결조건 역시 안전 보장이라고 재확인하며 협상 주도권 유지에 안간힘을 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쟁 없는 푸틴을 상상할 수 있느냐”며 “그는 자신을 차르로 여기지만 실상은 전쟁의 노예”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가 10년을 더 산다면 전쟁이 재발하거나 확대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전쟁을 푸틴 대통령의 장수 및 장기집권과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위한 강력한 안전 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 안전 보장은 ‘얼마나 오랫동안 다시 전쟁이 없을 것인가’라는 핵심 질문에 답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후방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유럽 전선은 우크라가 지탱”…나토 가입 의지 재확인
“유럽의 단결, 러에 맞서는 최고의 요격기” 방패 규정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유럽 안보의 최전선에 서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의사도 거듭 밝혔다.
그는 “유럽 전선을 지탱하는 건 우크라이나인들”이라며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는 우크라이나군이기에 이 군대를 나토 밖에 두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이건 푸틴이 아니라 여러분의 결정이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4년간의 전면전, 1451일은 누구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긴 기간”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동맹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유럽의 어떤 나라도 자국의 기술과 자금에만 의존해 자체 방어를 할 수 없다며 전면전에서 홀로 버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공부대 텅 비었다는 보고가 최악” 지원 호소
“푸틴, 북한·중국 공범 통해 서방 대러 제재 우회”
같은 맥락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의 결속을 ‘방패’로 규정했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의 단결을 깨뜨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유럽의 단결이 러시아의 공격적 계획에 맞서는 “최고의 요격기”라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이 전쟁에서 무기는 이를 저지하려는 정치적 결정보다 빠르게 진화한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결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전쟁 중 지도자가 들을 수 있는 최악의 소식 중 하나는 “방공 부대가 텅 비었다”는 보고라고 말하며, 방공망 지원을 호소했다.
아울러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푸틴 대통령은 북한, 중국 같은 전 세계의 공범들을 통해 제재를 우회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유조선들이 발트해와 북해에서 여전히 유럽 해안을 따라 자유롭게 운항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럽 지도자들과 러시아 유조선 운항을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속도전’ 압박에 반격…“양보는 우크라에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널 토론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합의’ 메시지에 대해 압박을 느꼈다고 언급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라는 명목으로 쉽게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측에서는 양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만 일방적 양보를 요구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합의를 원한다. 젤렌스키가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큰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은 협상에서 양보 문제를 꺼내지만, 너무 자주 우크라이나에만 해당하고 러시아와는 무관하게 다뤄진다”는 취지의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또 유럽이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큰 실수라고 주장했다.
대선·국민투표도 “2개월 휴전·안보가 선결” 재확인
미국 등 외부의 조기 선거 요구와 관련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건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약 2개월간의 휴전이 보장된다면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기존 취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민투표 역시 “안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해, 선거·국민투표 논의의 출발점이 ‘정치 일정’이 아니라 ‘안전 보장’임을 분명히 했다.
‘빠른 종전’ 압박과 ‘안전보장 선결’이라는 조건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구도 속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참여 등 협상 구조와 미국 후방 지원 등 안보보장을 동시에 요구하며 협상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러시아 “말 같지도 않아…정신병자의 헛소리” 논평
러시아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그가 하는 말은 더 이상 발언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이건 병든 사람의 헛소리로, 정신 이상 증세”라고 논평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어 “처음엔 모두에게 선거 과정을 조직하라고 촉구하다가 순식간에 마음을 바꾸거나 선거를 연기한다. 이게 대체 무슨 의도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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