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연합군 점령기 시절 만들어져
'전력 不보유' 규정→자위대 명기가 핵심
아베도 못했지만…다카이치, 중의원 싹쓸이
국민투표 통과는 미지수…中경계도 과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달 2일 니가타현 선거 지원 유세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의석을 늘려야 한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8일 치러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총리는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이상적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이 헌법”이라며 “조금이라도 빨리 개헌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이뤄질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개헌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만이 아니다.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연립여당인 유신회의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 등도 연이어 개헌 논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평화헌법 개정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日개헌, ‘전쟁가능국’으로 바뀌나
현행 일본 헌법은 1945년 제 2차 세계대전에 패한 뒤인 1947년 연합군 사령부(GHQ) 점령기에 만들어졌다. 흔히 ‘평화헌법’으로 불리는데 ‘평화주의 조항’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제9조가 핵심이다. 일본 헌법 9조는 1항에서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2항에서 육해공군 전력 보유 및 국가의 교전권을 금하고 있다. 당시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연합군의 점령 아래 ‘전쟁을 하지 않는 국가’를 헌법 차원에서 선언한 것이다.
9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했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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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실상 군대에 준하는 자위대는 일본에 존재했다. 자위를 위한 최소한의 군사력은 헌법이 금지한 ‘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에서였다. 즉, 침략은 불가하나 자위권 행사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헌법 제9조의 ‘전쟁 포기’와 ‘전력 불(不) 보유’ 규정을 근거로 자위대의 합헌성에 의문을 제기하기한다.
이에 자민당 등 보수 세력은 자위대의 법적 지위가 모호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해 자위대의 존립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들은 안보 강화, 자주성 회복 등을 이유로 삼는데, 문제는 이렇게 되면 평화헌법의 상징성이 약화돼 일본이 다시 ‘전쟁가능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도 못 이룬 ‘꿈’, 개헌 요건 까다로워
아직까지 일본 헌법은 개정된 적이 없다. 다카이치 총리가 정치적 유산으로 삼는 고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차 집권기 시절(2012~2020년) 헌법 개정을 위해 노력했지만 당시 연립 여당인 공명당 등이 반대해 성공하지 못했다.
개헌 문턱이 꽤 높다. 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발의하려면 중·참의원(상원) 양원 모두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그 이후 국민투표를 통해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는 한 번도 실시된 적이 없다.
이번 중의원 선거로 자민당은 적어도 중의원에선 조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됐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로 중의원 전체 의석 465석 중 316석을 확보했다. 단독 과반(233석) 확보는 물론 정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10석을 넘어선 것으로,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2017년 개헌 추진 때보다 강력한 의석 구도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사진=AFP) |
참의원에선 여소야대 상황이다. 연립을 구성하는 일본유신회는 물론 일부 야당도 개헌에 전향적이나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참의원 선거는 2028년 예정돼 있다.
참의원에서 야당을 설득해 만약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가 실시되더라 일본 국민들로부터 과반 찬성을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다. 또한 미국은 일본의 방위비 확대와 동맹 기여 강화를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있으나 중국은 안보 환경 변화를 우려하는 입장이다.
나카바야시 미에코 와세다대 교수는 “헌법 개정은 자민당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 “다카이치는 당의 목표와 지지자들에 대한 충성심으로 인해 헌법 개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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