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에 "관세 25%" 압박
산업장관·통상본부장 미국 급파에도 '빈손' 귀국
美 대법원, 관세 위헌성 검토…"시나리오별 준비"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연설에 나서 온실가스 위해성 판단을 폐기한다고 밝혔다. 2026.0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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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미국이 우리나라의 합의 이행 지연을 고리로 상호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압박해오면서 한미 간 관세 협상을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등을 추진하며 미국의 반발을 줄이는 동시에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판결에도 촉각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합의에 이르렀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우리나라가 연간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대신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던 상호관세 및 일부 품목별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이를 제도적으로 확정하기 위해 이른바 대미투자특별법을 제정해 투자 이행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미국 측은 최근 우리 국회의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관세를 기존 합의였던 15%에서 25%로 인상하려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비준하지 않았다"며 "그들의 권한이지만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역시 "한국 국회 승인이 없으면 무역 협정은 발효되지 않는다"며 "그들이 비준하기 전까지 25% 관세가 적용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특히 합의 이행이 지체될 경우 상호관세를 다시 25%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통상 당국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는 사실상 합의 이행 속도를 압박하는 카드로 해석된다.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유니언스테이션에서 뉴욕으로 이동하기 앞서 특파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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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합의 불이행 의도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이후 정부는 통상당국 수장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보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협의를 추진했다.
김 장관은 이틀 연속 러트닉 장관과 통상 현안을 논의하면서 한미 간 협력 강화를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제정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대화 파트너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는 만나지 못하고 릭 스위처 USTR 부대표를 만나 우리정부 입장과 대미투자 이행 의지를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회 상황을 살펴보면, 물리적으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지난해 말에는 예산안 처리, 지난달에는 기획예산처 장관 인사청문회 일정이 이어지면서 입법 논의가 물리적으로 지연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국회 역시 관련 법안을 3월 초까지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대미투자특별법특별위원회(대미투자특벼법 특위)를 구성해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 12일 특위 첫 회의가 국회 내 정쟁을 이유로 파행을 겪으면서 입법이 제대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불안이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국회 대미투자특별법처리를위한특별위원회 여여 의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전체회의에서 비공개 전환 여부를 두고 논쟁하고 있다. 2026.02.12. kgb@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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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의 관세 조치에 대한 위헌 여부를 다투는 판결과 하원의 움직임 역시 변수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관세 정책의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통상 환경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관세 조치가 위헌이라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기존 관세 체계가 무효화될 수 있고, 이 경우 한국과 미국 간 체결된 관세 관련 합의 역시 전면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 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캐나다 관세 부과 근거인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종료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캐나다 관세 철회 결의안을 발의한 미크스 의원은 향후 멕시코 관세 철회와 전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 부과 철회 결의안도 추가 발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다.
김 장관은 "내부적으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며 "전체 위헌, 부분 위헌, 합헌에 따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인상한다고 말한 뒤 관보를 게재하지 않고 2주 이상 지났다는 것은 우리의 노력을 설명한 것이 미국 측에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하면 관세가 인상되지 않고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국 관세 재인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1.31. jhop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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